해제
1장 불평등한 세상
애버리지니는 왜 영국으로 쳐들어가지 않았을까?
시장은 경제와 같지 않다
전진을 위한 두 가지 큰 도약
수확량을 기록하기 위한 글자
부채와 화폐의 탄생
잉여생산물, 국가, 군대
국가 권력을 지원하는 성직자
잉여생산물과 발전하는 기술
전염병과 생화학 전쟁
다시 처음의 질문
그럼 아프리카는?
왜 이렇게 많은 불평등이 있을까?
저절로 강해지는 이데올로기, 불평등
2장 시장사회가 시작되다
실제가치와 교환가치
돈을 줘도 혈액 기증자가 적은 이유
교환가치의 승리
시장 논리 밖의 세계
시장사회의 탄생
역사의 음울한 실험실, 공장
커다란 모순
3장 부채, 산업혁명의 엔진이 되다
불편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부채
새로운 계급의 우상이 된 이윤
부채를 먹고 사는 부
4장 미래로부터 빚진 가치
미래에서 빌려온 교환가치
시간을 중개하는 은행가의 손
빚을 갚을 수 없는 도산과 파산
국가의 개입과 독점적 특권
국가와 은행가의 관계
드라마의 유령, 국가 부채
부채, 부, 국가
부조리한 연극의 구성 요소들
5장 유령처럼 떠도는 기계들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 증후군
다큐멘터리로서의 〈매트릭스〉
교환가치의 비밀
기계가 교환가치를 만들어낼까?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가?
상업화에 맞서는 인간 노동의 저항
매트릭스에 맞서는 인간 시장사회의 저항
경기 회복이냐 경기 침체냐
노예냐 주인이냐
6장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걸린 두 시장
메피스토 없는 파우스트?
사냥꾼의 딜레마
실업과 비관론의 악마적인 힘
악마적으로 다른 두 상품, 노동과 돈
노동시장과 화폐시장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사슴 사냥에서 오이디푸스, 파우스트와 실업의 부인자까지
7장 멍청한 바이러스?
건방진 바이러스
교환가치 대 지구
개인을 바보로 만드는 시장사회
개인적 이해관계와 지구적 이해관계
더 나은 시장을 만들자!
부정적인 상품을 파는 시장
유일한 해결책, 민주주의
8장
되풀이되는 광기, 패닉, 붕괴
자연의 세계에서 누, 버팔로, 물소, 양떼 등 초식동물 무리가 집단자살을 감행하는 사례가 종종 보고된다. 자살이라기보다, 무리가 달리는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절벽 아래로 떨어져 떼죽음하는 것이다. 무리의 선두는 물과 풀을 찾아 앞으로만 내달리고 중간과 뒤처진 무리는 그들을 쫓아 맹목적으로 달린다. 무리 속에서 몇몇 개체가 길의 끝이 벼랑임을 감지하지만, 위기를 감지하고 경고하는 그들도 뒤에서부터 거침없이 밀려드는 속도에 속수무책 함께 떠밀려갈 뿐이다. 자연의 세계에서 초식동물의 이 집단 떼죽음은 종종 자본주의의 폭주로 은유되곤 한다.
2023년 3월 10일, 미국 내 자산 기준 16위 규모인 실리콘밸리은행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발생한 지 이틀 만에 파산 사태를 맞았고 이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의 악몽을 떠올리며 크게 흔들렸다. 미국 정부는 고객이 맡긴 예금을 보험 보증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 대출을 결정하는 등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하지만 시장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한 미국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위기는 다른 은행으로 번졌고, 은행의 방만한 경영과 정부의 관리 책임을 둘러싼 논란은 2008년 금융위기 상황과 꼭 닮아 있었다. “자본주의는 광기, 패닉, 붕괴의 연속이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가 17세기부터 21세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금융위기를 분석한 뒤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 내린 결론이다. 현대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사회 구조를 지탱하는 교환 형태의 하나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합리적이거나 매력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통제력을 상실한 채 오직 앞만 보며 내달리며, 엄청난 불평등과 불황, 환경 오염을 비롯해 재난에 가까운 위기를 반복적으로 자초한다. 이 맹목적인 폭주를 멈춰 세우고 올바른 방향으로 길을 틀 방법은 과연 없을까?
애버리지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