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시작하며 〈가위손〉과 카메라 김진호 ·· ······07
이 많은 옷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 김가람 ·· ······14
지역 피디, 지구를 구하는 가게를 열었습니다 / 조민조 ·· ······48
대체 그동안 무슨 짓을 한 걸까 / 김진호 ·· ······82
기후 위기를 팝니다 / 구민정 ·· ······122
자연 속 무시된 존재와 연결되다 / 손승우 ·· ······150
우리가 소박하고 지혜롭게 살아간다면 / 이도경 ·· ······180
찻잔 속의 태풍이 아니었기를 / 강민아 ·· ······208
청취자와 함께 울리는 북소리 〈오늘의 기후〉 제작 일지 / 노광준 …230
이야기를 마치며 내가 환경 잔소리를 퍼나르는 이유 / 김가람 ······268
기후 위기를 어떻게 전해야 할까
지구와 환경 관련 다큐를 찍었던 피디들은 말한다. 그들 역시 처음부터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았던 건 아니라고 말이다. 어쩔 수 없이, 혹은 우연히 접하게 된 하나의 사진, 어떤 소문, 그저 궁금해서 만나게 된 한 사람으로 인해서 그들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를 연출한 김가람 피디는 수많은 옷들이 쌓여 있는 옷의 산에서, 섬유를 뜯어 먹는 염소 사진을 보고 다큐멘터리 기획을 시작했다. 제로웨이스트 숍을 만들고, 지역에서 할 수 있는 환경 운동을 고민하던 조민조 피디는 〈착해家지구〉 숍을 울산에 열고 촬영과 가게 운영을 겸하게 되었다. 예능을 찍으러 간 정글에서 멸종되어 가는 동물들을 보면서 김진호 피디는 카메라로 지구를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시작했다. 피디가 할 수 있는 일은 카메라를 들고 지구 곳곳을 촬영하는 것이니, 그렇게 마주한 기후 위기의 모습을 조금 더 쉽게, 조금 더 명료하게 독자들에게 전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동료 피디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카메라를 통해 보고 듣고 경험한 기후 위기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할 방법을 같이 고민해보자고 말이다.
인간의 벌목으로 인해서 서식지를 잃어 인간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와 비닐을 먹고 장폐색으로 죽어가는 미얀마의 코끼리들, 선진국들이 그들 나라의 깨끗한 강을 위해, 수출해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 그리고 그 플라스틱을 수입해 연료로 대신 사용하는 인도네시아, 살해 위협을 받는 환경운동가들, 북극을 탐험하러 갔지만 얼음이 없어 수영을 해야만 했던 탐험가들의 모습, 2050년의 ‘사계’를 연주하러 모인 연주자들이 우리에게 들려줄 음악은 ‘침묵’이었다는 슬프고도 절망스러운 음악회, 매일 기후 위기에 관한 아이템을 라디오에서 들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스태프들···. ‘기후 위기’가 아이템이 될까 고민했던 피디들이 마주한 현실은 비참하고 끔찍한 것들이었다.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파괴된 지구 곳곳의 모습, 기후 난민이 되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