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6
제1장 집에 대한 그리움
집은 어떤 곳인가? - 17
영원한 집은 어디에 있는가? - 22
오두막집에서 행복 찾기 - 28
작은 집을 짓다 - 34
영혼이 따뜻해지는 집 - 39
외가에 대하여 - 45
고택, 그 오래된 미래 - 51
나바렝스에 살고 싶다 - 56
제2장 집을 위한 인문학
그리움이 완성되어 집이 되면 - 65
이황, 이상향을 짓다 - 71
철학으로 짓는 집 - 78
산수간에 집을 짓고 - 85
두보의 집은 어디인가? - 90
르코르뷔지에의 작은 집 - 96
생텍쥐페리의 유년의 집 - 101
몽테뉴의 서재가 있는 집 - 107
데카르트의 철학을 잉태한 집 - 114
제3장 나의 집 순례기
나는 33번을 이사했다 - 123
기억 속의 영원한 고향집 - 129
3남매가 살았던 자취방의 기억들 - 138
무작정 상경과 얹혀살기 - 143
지상에서 가장 큰 방 - 148
전셋집과 하숙집에 대한 추억 - 155
전세로 신혼 생활을 시작하다 - 163
내 집을 마련하다 - 169
다시 전세살이를 하다 - 175
단독주택에 살다 - 179
빌라와 아파트에 살다 - 186
다시 내 집을 마련하다 - 191
다시 아파트에 살다 - 197
정주의 꿈을 꾸다 - 201
제4장 집을 짓다
토지를 매입하다 - 216
자금을 마련하다 - 219
집을 설계하다 - 222
땅을 측량하다 - 252
설계도를 심의받다 - 256
시공을 맡기다 - 260
착공을 하다 - 263
당호를 짓다 - 268
상량식을 하다 - 273
기와를 얹다 - 277
창문을 달다 - 281
보일러를 놓다 - 284
도배와 장판을 하다 - 287
현판식을 하다 - 290
책을 버리다 - 293
대문을 놓다 - 296
담장을 두르다 - 301
준공검사를 받다 - 305
건축물대장을 받다 - 308
제5장 내가 만든 한옥 이야기
관훈재 : 보전과 발전을 동시에 품다 - 3
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
대부분 우리는 아파트라는 공동 주거 단지에서 살아간다. 누에고치 집처럼 지어진 아파트는 그야말로 베드타운의 전형이다. 아파트는 모든 게 잘 갖추어져 있다. 우리는 아파트에 들어와 밥을 먹고 씻고 잠을 자면 된다. 다시 아침에 일어나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기에 최적화된 구조가 아파트다. 우리가 흔히 말할 때 홈(home은 안식의 거처로서 가족의 정이 느껴지는 공간을 의미한다면, 하우스(house는 건축물의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서 집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아파트는 집을 홈이 아니라 하우스의 기능으로 전락시킨 상징적인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나라 아파트 주거 문화는 노동의 지속적인 재생산에 합리적인 주거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곳에는 우리의 기억이 축적될 수 없다.
데이비드 하비는 1972년 미국 신도시 세인트루이스의 프루이트-이고 주거 단지 폭파 철거를 모더니즘적 건축물의 상징적 죽음이라고 말했다. 하비는 프랑스 사회학자인 앙리 르페브르의 도시주의를 계승했는데, 르페브르는 주거 공간이 자본주의적 생산을 새로운 지역으로 확대시키는 하나의 주요한 상품으로 기능한다고 보았다. 또 자본주의는 오직 공간을 점령하고, 공간을 창조함으로써만 생존해왔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미 50여 년 전에 거대한 아파트를 폭파한 것인데, 우리나라 신도시들도 언젠가 폭파되는 운명을 맞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솟아나는 아파트 단지들이 수십 년 후에 사회적인 재앙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이유다.
퇴계 이황은 고향에 집 다섯 채를 지었다. 퇴계는 단순히 집을 소유한 건축주가 아니라 집을 짓는 데 그의 성리학적 세계관을 집짓기에 적용시키고, 직접 설계도를 그리는 등 탁월한 안목을 보여주었다. 30세 때 지산와사를 짓고 자신이 거처하는 방을 선보당이라고 한 이후 46세 때 양진암, 49세 때 한서암, 50세 때 계상서당, 마지막으로 61세 때 정면 3칸, 측면 1칸의 아주 소박한 규모의 도산서당을 끝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