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바닥에 그린 그림 _7
나비를 그리는 노인 _20
아물지 않는 상처 _35
광통교 그림 골목 _51
가르치지 않았으니 가르친 _67
매화나무 위의 높고 쓸쓸한 까마귀 _80
눈보라 속을 걸어가는 아이 _93
해를 향해 뛰어오르는 잉어 _115
까치가 호랑이에게 맞서는 방법 _128
떠나는 사람들 _149
붉은 꽃 무더기 속에서 _170
복동, 복을 그리는 아이 _198
작가의 말 _216
한계를 뛰어넘어 꿈을 찾아 나가는 용기
뛰어난 재주를 지녔으나 천민 신분으로 태어난 주인공 복동이는 주인어른의 시중을 들며 그림에 대한 꿈을 키워 나간다. 그러나 복동이가 태어난 시대에는 그림을 그리는 일에도 신분이 중요했고, 복동이에게 이 신분은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 그러나 천민이라는 신분 때문에 그림을 그리겠다는 생각도, 화원을 꿈꿀 생각도 하지 못했던 복동이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꿈을 향해 천천히 걸어 나간다.
그러나 주체적인 인물 복동이도 혼자 힘으로 이 장애물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 신분이라는 한계가 외부에서 주어진 만큼 이것을 허무는 데는 조력자가 필요하다. 다행히 복동이에게는 재능을 알아봐 준 이들이 힘을 보탠다. 당대 최고의 화원이었던 주인어른, 스승이 되어 준 노인, 송암 선생 등이 그렇다. 복동이의 그림을 종놈이 그린 것이 아닌 하나의 사람으로 존중하며 순수하게 인정하고 감탄해 준 마음들이 하나둘 모여 복동이의 등을 밀어 준다. 물론 복동이가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며 그림을 그린 시간과 해내고자 하는 단단한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천민의 신분을 가진 복동이가 조선의 화원이 될 수 있을지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나아가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복동이처럼 꿈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으며. 나를 막는 한계와 장애물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펼쳐지는 이야기
“호랑나비가 날아올랐다. 그 순간 우물가에 핀 패랭이꽃도 흔들렸다.
나비의 날갯짓을 따라 고양이의 고개가 돌아갔다.”
나비에서 꽃, 고양이 가뿐한 리듬으로 독자를 들어 올리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이 장면은 복동이가 젖은 땅에 나뭇가지로 그린 그림을 묘사한 것이다. 복동이라는 아이가 얼마나 재주가 좋은 인물인지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 다. 곧이어 이 그림을 발로 짓밟는 ‘원’이라는 도련님이 등장하며, 복동이가 처한 상황까지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