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느다란 마법사는 혼자가 아니야
이야기는 가느다란 마법사가 친구인 뜨거운 마법사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 곁에는 종이 한 장짜리 책 타파하가 있다. 잘난 척쟁이에 잔소리도 심하지만, 마법 학교 도서관에 가장 오래 있던 책답게 마법사의 질문에 늘 답을 주는 친구다. 자기 이름을 직접 지은 쓸모는 어떤 일에든 도움이 되고 싶어 한다. 부쩍 호기심이 많아져 새로운 거라면 뭐든 몸에 붙여 보고 싶어 한다. 동네에 처음 온 날부터 소식통 역할을 한 흰털 참새가 백로의 새로운 의뢰를 가져온다. 새로 사귄 친구들도 많은데, 그중에는 아주 특별한 인연도 있다.
걔네 이름은 이예, 유호, 허지, 그리고 김서야. 원래 이름은 세 글자지만 이름의 맨 마지막 글자를 떼고 부른대. 신기하지? 글자를 빼거나 더하는 것도 마법이잖아. 마법의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라니, 흥미로워. (14쪽
곧이어 세상 곳곳의 마법사들을 찾아다니며 마법 재료를 팔고 편지도 전하는 오소리 보부상이 방문을 두드린다. 가느다란 마법사는 보부상에게 편지를 맡기고, 새 마법 도구들을 구입한다. 보부상이 떠나고 쉴 틈도 없이, 가느다란 마법사는 백로를 도와주러 달려간다.
가느다란 마법사에게는 평범한 일상일 첫 장면은 가느다란 마법사를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도 이미 그를 아는 독자에게도 기대감을 안겨 준다. ‘가느다란 마법사’는 너무 기니까 ‘가느다’라고 부르겠다는 엉뚱한 아이들은 『가느다란 마법사와 아주 착한 타파하』에서 마법사가 서리를 녹일 때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던 그 아이들이다. 가느다란 마법사가 마법의 이름을 가진 아이들을 만난 것은 우연일까? 오소리 보부상이 배달한 ‘가벼운 마법사의 소포’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특별한 실패와 얇디얇은 종이는 어디에 쓰일까?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가느다란 마법사다. 마법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 하던 어린 마법사는 이 세상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잔뜩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엇이 가느다란 마법사를 변화하게 했을까? 가느다란 마법은 어디에서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