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듯 ‘그 땅’을 찾아가는 여정
종이에 물감이 번지듯 죽음이 퍼져 나가는 세상과 그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뒷걸음치는 존재들. 마치 팬데믹에 세상을 사는 현재의 우리를 보는 듯 무거울 수 있는 주제임에도 이야기는 ‘그 땅’으로 향하는 주인공들의 여정을 단숨에 따라가게 한다. 이유는 상상력 넘치는 독특한 캐릭터 때문이다. 붉은 눈은 삼 년에 한 번 단 하나의 개체에서만 태어나는 존재로 보름 동안은 붉은 눈으로 보름 동안은 검은 눈으로 살아간다. 정령의 기사 자켈은 전쟁으로 흩어진 자신의 정령을 채우기 위해 세상을 떠돈다.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파충류 룬은 거칠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모험심이 넘쳐 이야기에 재미를 더한다. 세 길동무가 거치는 곰족, 용족, 늑대족 역시 전설의 힘을 빌려 상상력을 자극한다. 캐릭터들이 ‘그 땅’을 찾아가는 여정 또한 판타지 게임을 하듯 흥미롭다. “곰족 수호신의 머리뼈가 놓여 있는 곳에 그 물은 흐르고 있다.”, “용족의 불은 하늘을 아는 자만이 구한다.”, “늑대족의 흙은 흰 늑대의 파란 입에 머문다.”는 전설을 따라 주인공들은 관문을 통과할 때마다 다음 단계로 계속 갈지에 대한 선택을 질문받는다. 게임에서 레벨 업을 선택하듯이. 하나의 관문을 통과할 때마다 모험의 강도와 사건도 강해진다. 그 과정에서 정령의 기사 자켈은 정령을 60퍼센트로 채우기도, 30퍼센트로 떨어져 위기를 맞기도 한다. 그 모든 관문을 통과했을 때 주인공들은 그 전설이 전하고자 했던 가장 큰 메시지인 최고의 레벨, ‘희망’을 만나게 된다.
모두가 꿈꾸는 ‘그 땅’은 어디일까?
붉은 눈이 아니고선 볼 수도 갈 수도 없는 그 땅. 원하는 모든 것이 존재하는 땅. 고통과 슬픔이 사라지고 기쁨과 희망이 가득한 땅. 그 땅에선 그 어떤 것도 바랄 것이 없다. 이미 모든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땅에 가기 위해선 곰족의 얼음 산에서 물을 구해야 한다. 용족의 사막에서 용의 몸속에 있는 불을 구해야 한다. 늑대족의 깊은 산에서 늑대의 입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