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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성적인 밤 - 모호 1 (양장
저자 파스칼 키냐르
출판사 난다
출판일 2024-05-09
정가 28,000원
ISBN 9791191859843
수량
머리말 ─ 11
디도와 아이네이아스 ─ 25
비가시적 장면 ─ 31
롯과 그의 딸들 ─ 39
노아와 그의 아들들 ─ 47
놀리 메 탄게레 ─ 55
마리 마들렌 ─ 63
닉스와 녹스 ─ 71
잠과 꿈 ─ 81
라스코 ─ 88
골고다 ─ 95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데시데리오 ─ 101
지옥들 ─ 109
야수들 ─ 117
사투르누스 ─ 135
관음증 ─ 147
악타이온과 디아나 ─ 161
마르스와 베누스 ─ 167
바우보와 데메테르 ─ 175
프랑스적 장면 ─ 185
중국의 원초적 장면 ─ 195
세계의 기원 ─ 199
회화의 기원 ─ 223
에로스와 프시케 ─ 233
레안드로스와 헤로 ─ 239
최후의 상 ─ 247
제4의 밤 ─ 255
에스토 에스 로 케 아이 ─ 263
도판 목록 ─ 275
옮긴이의 말 ─ 281
“내가 수태되었던 밤, 나는 거기 없었다.
당신보다 앞서 있는 날을 목도할 수는 없는 일이다.”
파스칼 키냐르를 사로잡은 매혹,
황홀경을 일으키는 아득한 밤의 그림들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는 2007년 ‘성적인 밤’이라는 제목의 책 한 권을 내놓는다. 가로가 긴, 양장본의 두꺼운 책을 채운 검은 빛깔의 종이 위로는 마치 어둠 속 유령처럼 수많은 그림들이 나타난다. 거의 200개에 달하는 도판은 미켈란젤로, 코레조, 루벤스, 렘브란트, 마그리트, 피카소, 호퍼 등 위대한 서양화가들의 작품부터 신윤복, 우타마로, 석도 등 동양 대가들의 작품까지 동서를 가로지르고 고금을 관통한다. 화법도, 시대도 다른 이 그림들을 묶어주는 것은 에로티시즘이라는 테마. 키냐르는 하나의 장마다 유사한 모티프로 묶이는 그림을 배치하고 다섯 쪽이 넘지 않는 짧은 단상들을 때로는 그림 곁에서, 때로는 그림으로부터 벗어나며 이어간다.

소설 『로마의 테라스』를 통해 회화 장르를, 산문 『섹스와 공포』를 통해 로마의 성(姓 문화를 탐구한 바 있는 키냐르는 이 책에서 평생 수집한 이 그림들을 섬세히 묶고 또 배치하는데 이 자체가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1장 ‘디도와 아이네이아스’의 그림은 디도와 아이네이아스가 사랑을 나누는 순간, 아이네이아스 앞에 횃불을 밝히고 있는 어린아이를, 그 어린아이의 언어적 불능을 상기한다. 이 어린아이는 차츰차츰 그리스신화 속 신과 영웅들(‘악테온과 다이아나’ ‘마르스와 비너스’ ‘에로스와 프시케’ 등, 성서의 인물들(‘롯과 그의 딸들’ ‘노아와 그의 딸들’ ‘마리아 막달레나’ 등으로 형상화되며 다양한 성적 욕망을 비추고는 후반부 장 ‘최후의 상’ ‘제4의 밤’에 이르러서는 죽음을 그리며 사라진다.
이들 그림과 동행하는 키냐르의 글은 단순히 그림의 시종이 되기를 거부하고 그 그림이 촉발하는 또다른 이미지를 그려나간다. 예컨대 연인이 각자 얼굴에 베일을 쓰고 키스를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마그리트의 <연인들> 도판과 이웃한 키냐르의 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