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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잡(雜문체로 엮은 조선의 국가대표 괴짜들
저자 김성기
출판사 북랩
출판일 2024-04-15
정가 15,000원
ISBN 9791172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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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머리에

영원한 리베로, 방랑 시인 김병연
문체반정에 홀로 맞선 문제적 글쟁이, 이옥
애꾸눈의 광인(狂人 화가, 최북
밥솥을 쓰고 다닌 실용주의 경제사상가, 토정 이지함
시 쓰는 ‘하인 놈’, 필한 이단전
술 취해 그림 그리는 신선, 오원 장승업
꿈속에서 살다 간 고독한 천재, 매월당 김시습
홍길동의 환생인가… 도술의 지존 전우치
조선 중기 ‘그림의 귀신’, 취옹 김명국
벗들에게 남은 수명 나눠준 북창 정렴
조선 제일의 ‘책벌레’ 백곡 김득신

참고 자료

책 속에서

조선조 셀럽들의 파파라치를 자임하며 그네들의 내밀한 삶의 자취를 쫓고 훔쳐보는 과정에서 ‘관종(관심 종자’ - 또는 ‘어그로꾼’ -으로 지목되기 딱 좋은 면면들과 종종 맞닥뜨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별난 취향 탓인지, 파파라치 샷을 연사로 누르며 문제의 ‘관종’들을 쫓으면 쫓을수록 그네들의 특이한 삶의 양태에서 ‘간지난다’는 표현을 떠올릴 때가 많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은밀하게 뒤를 캐봤더니, 역시나 그네들 이름 앞에는 ‘기인(奇人’ 또는 ‘이인(異人’이라는 수식어가 무슨 아호인 양 착 들러붙어 있더군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기인은 ‘성격이나 말, 행동 따위가 보통 사람과 다른 별난 사람’, 이인은 ‘재주가 신통하고 비범한 사람’을 일컫습니다.
…조선을 대표하는 별난 사람 & 비범한 사람들을 한 공간에?…
꽤 오래전 저는 문득 이런 구상을 했고, 늦게나마 이렇게 남루한 공간을 마련해 “괴짜”라는 문패 내건 채 이들을 함께 모시게 됐습니다. 괴상한 짓 잘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괴짜’는 기인과 사촌지간쯤 되지만, 이 말 속엔 이인의 의미도 꽤 녹아들어 있어 이 둘을 아우르는 문패로 제격이라고 봤던 것이죠.
하지만 대상자 선정 과정은 절대 녹록지 않았습니다. ‘기록 변태’라 불릴 만치 역사 기록 남기기를 진심으로 한 조선조였지만, 오백 년 치 기록을 탈곡기처럼 탈탈 털어 봐도 ‘괴짜’로 검증된 ‘인재 풀’이 그리 풍족지는 않았던 탓입니다. 요컨대 살면서 어쩌다 ‘괴짜 짓’ 좀 한 인사는 여럿 있었어도 삶을 통째로 ‘괴짜 짓으로 일관하다 간 진퉁 괴짜’들은 그리 많지 않더라는 말씀입니다.
본문 <글머리에>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