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너머 걱정 가득한 그곳은 어디, 그는 누구?
그림책을 펼치면 수영장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알맞은 곳에서 헤엄을 칩니다. 초급반은 킥보드를 잡고 조심조심 헤엄치고, 고급반은 팔을 쭉 뻗어 힘차게 물살을 가릅니다. 당장 뛰어들어 팔을 휘젓고 싶은 수영장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말일까요?
‘할 수 있을까?’
‘잘할 수 있을까’도 아니고, ‘할 수 있을까?’라니, 누가 하는 말일까요? 갑자기 시원한 수영장에 더운 물을 훅 끼얹는 말이군요. ‘잘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면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하다 보면 잘할 수 있지!” 하고 대꾸라도 할 텐데, 저 말은 그냥 대놓고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잖아요? 어쨌거나 이 장면에는 이 문장 말고는 아무런 글이 없으니 어서 다음 장을 넘겨봅니다. 사람들이 한 줄로 서서 준비 운동을 하네요.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죠. 그런데 이건 또 무슨 말일까요?
‘좀 부끄러운데, 춥지는 않을까?’
수영장에 처음 가면 좀 부끄러울 수도 있지요. 그리고 추울 수도 있어요. 그런데 준비 운동을 하면서 부끄럽다 생각하고 추운 것을 걱정하는 게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습니다. 책을 한 장 더 넘겨봅니다. 여기는 초급반인가 봐요. 아이들이 수영장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물장구를 치기도 하고, 킥보드를 잡고 발차기 연습도 합니다.
‘물이 깊지는 않을까?’
‘발이 닿지 않으면 어쩌지?’
정말 이상해요. 그림을 보면 아이들은 걱정 하나 없이 아주 즐겁게 수영을 배우는데, 도대체 누가 이런 걱정을 할까요? 혹시 수영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가 말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제 비밀을 풀 차례입니다. 이 그림책의 제목은 ‘수영장 너머’입니다. 그림은 수영장인데, 제목은 왜 ‘수영장 너머’인지 궁금하지요? 바로 이 이상한 점 때문에 그렇습니다.
용기는 무언가가 용솟음치듯 꿈틀대며 생기는 게 아니라 조금씩 마음먹어가며 생기는 것
수영장에 갑니다. 아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