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질 듯 이어질 듯 아슬아슬한 서커스 속으로!
빨간 서커스 깃발이 펄럭이는 천막을 열면 노란 동그라미를 든 손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그 손은 3분의 2쯤 열린 커다랗고 검은 동그라미 속으로 노란 동그라미를 밀어 넣습니다. 그러자 다음 장면에서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동그라미가 깜깜한 무대 위로 미끄러지듯 날아가네요. 앗, 좀 전에 나타난 하얀 손이 어디선가 또 나타났어요. 그 손은 어느새 노란 동그라미가 된 공을 들고 있네요. 무슨 마술을 부리려는 걸까요? 하얀 손이 노란 공을 부드럽게 쓰다듬자 노란 공은 갑자기 조명이 되어 깜깜한 무대를 환하게 밝힙니다. 와우, 드디어 서커스가 열리려는 걸까요?
다시 하얀 손이 나타났어요. 비었던 하얀 손에서 노란 공이 넷이나 나타납니다. 그러더니 일부러 그랬는지 실수로 그랬는지 공을 놓쳐 버리고 그 가운데 한 공은 무대 밖으로 튀어 나갑니다.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네요. 뭔가 엉성한 서커스예요.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놀라운 일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무대를 빠져나간 공은 빨간 사람이 굴리는 공이 되고, 어디선가 나타난 빨간 링은 빨간 곰이 굴립니다. 서커스는 점점 더 재미를 더해 갑니다. 공과 링은 어느새 한 바퀴 자전거가 되고, 사람과 곰은 아슬아슬 줄타기를 멋지게 해 냅니다. 게다가 접시와 풍선을 들고서 말이지요. 이어지는 서커스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사고로 이어질 듯하면서도 재치있게 비켜가면서 신기한 묘기를 보여주지요.
변주에 변주를 이어가는 서커스, 호기심과 상상의 세계
곰이 놓쳐 버린 자전거 때문에 사람도 자전거를 떨어뜨리고, 서커스는 아슬아슬함을 넘어 위험한 곡예가 되어 갑니다. 곰은 잡고 있던 풍선을 놓치고 사람은 쟁반들을 놓치자 그대로 다이빙을 하며 불덩이 고리를 통과합니다. 고리를 통과하자 이번엔 천장에 매달린 링을 잡고 서커스를 이어갑니다. 어느새 더 많아진 사람들, 더 많아진 링과 공. 그곳에 사람들이 매달려 온갖 재주를 부립니다. 그러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