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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해저 연애 통신 -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 3
저자 이병철
출판사 쉬는시간
출판일 2024-05-15
정가 12,000원
ISBN 9791198430038
수량

1부 월척 낚는 꿈
혼인색
딴짓
흑염소와 민박 할아버지
금이다!
월척 낚는 꿈
다음 생에는
물고기가 부러워
선생님은 오늘도 꽝
식탐 이기기
물고기 별명
친구 낚시
북해

2부 어른이 된다는 것
낄끼빠빠
야속한 시계
뺏어 먹은 자의 최후
나, 너한테 낚였어
네버랜드
길고양이를 사랑하는 이유
풀잎의 노래
벌꿀오소리처럼
가장 맛있는 라면
맹장 수술
공부법
대청소
진심
관악산 둘레길에서 만난 사당초등학교 25년 후배와의 대화
어른이 된다는 것

3부 혼자 하는 캐치볼
졸업
빨간 모자
혼자 하는 캐치볼
울타리
만나고 헤어지고
기다림
할리우드 액션
어떤 아르바이트
영진이의 자전거
영빈관 짜장면
투명 인간 놀이
독수리 사육
말뚝박기
새 학기

4부 해저 연애 통신
어린 산천어의 꿈
만이천 원짜리 결석
미늘
목줄

괜찮겠지
놓아주기
우체국 골목길
흘러가 버리면 어떡해
해저 연애 통신
물고기의 전학
안양천
배스로 태어났을 뿐인데
강물 재봉사

나의 청소년 시절 이야기
낚시만 남을 것이다
어떤 서평

독서활동지
시인의 말

엄마랑 동생이랑 매제랑 조카 승유랑 같이 시장을 걷고 어묵을 사 먹고 김치녹두빈대떡도 먹었다. 달걀빵은 승유랑 반씩 나눠 먹었다. 엄마는 쑥을 한 바구니 샀고, 나는 눈깔왕사탕을 잔뜩 샀다. 아빠 엄마 손 잡고 모란시장 가서 강아지 토끼 앵무새 청거북 보며 눈이 휘둥그레지던 1990년 봄날의 내가 시장에 서 있었다. 불러도 불러도 내 쪽으론 돌아보지 않는 내가 저기 있었다. 잠깐 눈을 감았다 뜨니 어린 내가 서 있던 자리엔 햇살만 남아 있고, 승유가 그리로 종종종 걸어와 환하게 웃었다. 이 책은 승유와 함께 읽을 것이다.
2024년 5월
이병철

책 속에서

수학 공식을 가르쳐 준 선생님 없이 혼자 공부하고
사랑을 가르쳐 준 첫사랑 없이 혼자 이별하고
술담배 가르쳐 준 형들 없이 혼자 방황하고
실패를 가르쳐 준 시험지 없이 혼자 낙심하고
우정을 가르쳐 준 친구들 없이 혼자 장난치고
교문을 걸어 나가 어른이 되기만을 기다렸는데
다들 어른이 될 동안 나만 교복을 벗지 못했어
―「졸업」 전문

우리 집이 잘살았을 때
그러니까 집도 우리 집이고 아빠 차도 있고
엄마가 일 안 나가던 때
할아버지 할머니가 박스 줍기 안 하던 때
주말마다 아빠와 캐치볼을 했지
운동 끝나고 여섯 식구 모여 앉아 밥을 먹었지
걱정도 고민도 외로움도 없던
내가 가장 행복하던 시절

아빠 사업이 실패하고
차가 없어지고 월세방으로 이사 가고
엄마는 식당에 일 나가고
할아버지 할머니 박스 줍고
동생은 자꾸 가출하고
아빠는 몇 년째 집에 오지 않게 됐을 때
제일 슬픈 건 혼자 먹는 밥
학교 끝나면 어두운 반지하방으로 내려와
부르스타를 켜고 라면을 끓였지
매일 먹는 라면 또 라면 또 또 라면

뜯지도 않은 이삿짐에서 아빠 야구 글러브를 발견한 날
버스 타고 내리고 다시 버스 타고 내리고
겨우 찾아간 어린 시절 동네 운동장
아빠와 함께 캐치볼 하던 자리에 아빠는 없고

여기서 공을 던지다 보면 아빠가 올까
야구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