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 모든 몸의 역사, 의학사
엑스레이, MRI는커녕 청진기도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병을 치료했을까? 『어린이 의학도를 위한 놀라운 의학사』는 여러 문화권의 전통부터 살펴본다. 몸의 특정 부위와 질병이 별, 달, 행성의 위치와 관련되어 있다고 믿은 옛 사람들은 치료를 위해 밤하늘을 살폈다. 각 문화권마다 치유를 위해 섬기는 신이 따로 있었으며, 중세 유럽인들은 왕에게 병을 다스릴 힘이 있다고 믿기도 했다. 물론 인간이 믿음의 힘에만 기댄 것은 아니다. 수술은 고대 로마 때도 시행되었는데, 당시에도 오늘날과 굉장히 유사한 수술 도구가 활용되었다. 사람들은 약용 식물의 효능을 연구하고 광물과 금속으로 실험을 거듭하여 약을 제조했으며, 그 지식을 부지런히 구술로, 그림으로 후대에 전수했다.
『어린이 의학도를 위한 놀라운 의학사』가 들려주는 18세기 전후, 인간의 몸에 대한 인식은 과학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변화하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질병에 맞서는 힘도 커지는 과정은 극적이다. 엑스선과 MRI의 개발 덕분에 살을 가르지 않고도 인체 내부를 보는 게 가능해지고, 현미경의 발달로 세포 수준이나 그보다 더 작은 수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게 되면서 질병의 원인을 더 정확히 파악하게 되었다. 손을 씻는 것만으로 세균 감염을 막아 산모의 사망률이 크게 낮아졌다. 또한 일본 의사가 최초로 개발했으며, 이후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여러 의사가 경합한 결과 탄생한 마취제로 인해 더 다양한 종류의 수술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백신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페스트, 천연두, 홍역 등에서 구했다. 공중 보건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의료 전문가를 양성하고 병원을 만드는 과정도 흥미로울 것이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인간이 질병에 맞서듯, 질병 또한 인간에 맞서고, 대도시에 모여 살게 된 환경, 또 기후 변화에 따라 새로운 질병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가령, 박테리아가 페니실린과 다른 항생제에 내성을 지니게 되면서 과학자들은 기존 항생제를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