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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이중섭, 고독한 예술혼
저자 엄광용
출판사 산하
출판일 2024-05-30
정가 18,000원
ISBN 9788976506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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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6

소에 미친 소년 9
동방의 루오 41
부산 피난민 수용소와 서귀포 93
고독 속에서 불타오른 예술혼 149
마지막 날들 211

작가의 말 248
연보 250
이중섭의 삶과 예술

중섭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로 손꼽는 화가이다. 하지만 예술가로서 그가 거둔 성과는 극한의 절망과 고독 속에서 이룩된 것이었다. 그의 삶의 출발점은 순탄했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지만, 부농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그는 별다른 경제적 어려움을 모르고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제 식민지의 현실은 역으로 청년기의 이중섭에게 우리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뜨거운 자각과 애정을 일깨웠다. 특히 오산학교 시절에 받았던 민족주의 성향의 교육은 이후 그가 펼쳐나갈 예술세계의 확고한 의식적 기반이 되었다. 그 무렵에 벌써 이중섭은 한글의 자모를 가지고 구성한 그림을 그리기도 했으며, 평생 동안 자신의 작품에다 한글로만 서명했다.

1935년에 일본에 유학한 이중섭은 학풍이 자유로운 예술 전문과정 분카가쿠인에 입학하여 본격적인 그림 공부를 했다. 이후 그는 여러 전시전에 작품들을 출품하여 입선하면서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시기에 있었던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건은 야마모토 마사코라는 여인을 만난 일이다. 뒷날 이름을 이남덕으로 바꾼 이 여인은 태평양전쟁이 한창일 때 위험을 무릅쓰고 원산으로 건너와 이중섭의 부인이 되었다.

해방을 맞으면서 오히려 이중섭의 삶은 신산해진다. 이듬해에 첫아들을 얻었으나 곧 죽었다. 이중섭은 아이의 관에 복숭아와 어린이를 그린 그림 몇 점을 넣었다. 한국전쟁 발발 직전에 형 이중석이 행방불명되고, 이중섭은 그해 12월 6일 가족과 함께 월남하여 부산으로 내려왔다. 춥고 배고팠던 그의 피난지 생활에서 제주도 서귀포에서 보낸 반년 남짓한 생활은 잠시 끼어든 행복의 막간극 같은 것이었다. 이 시기에 그는 아이들과 바닷가에 나가서 게를 잡기도 하고,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이나 서귀포의 풍경 등을 그림에 담아냈다. 그러나 아내와 두 아들은 일본으로 떠나게 되고, 이후 이중섭은 부산, 대구, 통영, 진주 등을 떠돌다가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삶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그의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