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산업도시 울산, 어디로 가는가
1부 울산은 어떻게 산업 수도가 되었나
1장 산업도시 울산, 기로에 서다
2장 미라클 울산, 울산 산업 60년 약사
2부 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 박동이 꺼져 간다
3장 한국 경제의 특수성과 제조업
4장 제조업 발전의 중심에서 말단 생산기지로 추락하는 울산
5장 울산 노동자가 국민의 눈에서 사라진 이유
6장 정규직을 뽑지 않는 엔지니어의 공장
7장 생산성 동맹의 파열, 하청 구조로 연명하는 울산
3부 산업 가부장제의 그림자와 중산층의 꿈
8장 청년이 떠나는 생산도시
9장 생산 도시를 기피하는 여성
10장 노동자 중산층 사회의 꿈은 폐기해도 좋은가
4부 산업도시와 대한민국의 미래
11장 디트로이트와 피츠버그, 두 도시 이야기
12장 RE100과 굴뚝 산업의 미래
13장 메가시티론, 무엇이 문제인가
14장 생산도시와 대한민국의 미래
에필로그: 다시, 산업도시 울산의 꿈을 위하여
부록: 연구조사 방법론 및 연구 참여자
감사의 말
“이 도시를 보라”
대한민국호의 성장 엔진이 꺼져 가는 이유
울산, 한반도의 동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이 공업도시에는 ‘대한민국의 산업 수도, 중산층 노동자 도시’라는 여러 수식어가 붙어 있다. 울산은 지난 60여 년간 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한 산업도시다. 그런데 이 도시에 쇠락의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구 115만의 울산은 여전히 외형적으로는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1위의 부자 도시이고, 수출액 기준으로 경기도와 충청남도에 이어 전국 3위의 광역시이지만, 도시의 활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 오래다. 울산은 청년층 신규 고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장년 노동자, 퇴직자 중심의 늙은 도시가 되었다. 지역 대학은 자동차, 조선, 중화학 등 울산 3대 산업을 뒷받침할 인재 공급처 역할을 못 하고 힘을 잃고 있으며, 기술 혁신의 주역인 연구소와 엔지니어링 센터는 일찌감치 천안 이북의 수도권으로 떠났다. 또 청년과 여성이 도시를 빠져나가고 인구 감소에 직면했다. 4차 산업혁명, 기후 위기, 그린뉴딜이라는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는데, 전통 제조업을 가진 울산이 어떤 대책과 해법을 찾아야 할지 지자체, 지역 주민, 대기업, 하청과 부품 업체의 이해관계가 저마다 다르다.
기후 위기가 울산 3대 산업에 기회가 됐지만 산업 고도화와 신사업 진출의 전망을 열어 주지 않고 있다. 친환경 전기차와 수소경제는 현대자동차에 기회를 주지만 울산의 자동차 부품 생태계는 이에 대응하기에 취약한 상태이고 개선책도 뚜렷하지 않다. 자동차 부품 업계가 고용하는 5만 개의 일자리는 곧 위기에 노출될 공산이 크다. 탈탄소 전환을 요구하는 IMO의 규제는 조선 업계에 선박 수주의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고착된 노동 시장 이중 구조로 인한 원하청 간 임금 격차와 불황기의 임금 하락 문제를 풀지 못하면서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자동차 생태계에 필요한 정밀화학의 전환 역시 정책 역량과 기존 석유화학 산업의 보수성 때문에 속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