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부 여기 사람 있어요
1화 내가 바로 이시다이시다
2화 맘의 맘
3화 시스템
4화 먹고사는 일
5화 독립 동물
6화 산다
7화 금요일
8화 남게 되는 것들
9화 이웃집 밀웜
10화 껍질
11화 내가 아는 손님들
12화 레이아웃 판타지
13화 어댑테이션
14화 아끼고 아껴서
15화 숫자 공갈단
16화 딸의 온도
17화 호모 일렉트로닉쿠스
18화 여가를 팝니다
19화 가짜가 되는 일
20화 캐치 앤 릴리스
2부 괜찮다고 배웠다
21화 혼자들
22화 내비게이션
23화 음소거
24화 태어나 할 일
25화 불통
26화 여기에서 저기까지
27화 원 포인트 레슨
28화 제자리
29화 겁
30화 보더라인
31화 우리 동네
32화 집 안의 집
33화 씨
34화 2300
35화 물건들
36화 50:50
37화 주인 없는 집
38화 필요한 끈기
39화 잠자리
40화 모두가 괜찮은 곳
부록 만화 상자들
자정을 넘긴 딸들만이
서울을 알아갑니다
한국에서 사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지만, 20대 여성이 혼자 살아가는 것은 한층 더 고되다. 작가는 ‘한국에 사는 20대 여성이 솔직해지는 것만으로 만들어지는 서사가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작품을 구상했고, 그 말을 증명해내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일본 3040 독신 여성의 삶을 단순한 필치로 솔직하게 표현한 마스다 미리의 만화가 한국에서까지 넓은 공감을 얻은 것처럼 김정연의 만화는 20대 한국 여성의 삶을 정확하게 포착해내며 한국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다.
작품 속 여성들은 태어나자마자 딸인 게 서운하다는 할머니의 눈물을 마주치고, 2차 성징이 나타난 이래 젖꼭지를 감추고, 24시 카페에서 생리가 새버리고, 아침마다 프라모델 만들듯이 화장을 하고, 외국인 남자와 함께 걷는다는 이유로 길에서 쌍욕을 듣고, 밤길에 집에 돌아오다 추행 위기에 처한다. 『혼자를 기르는 법』이 그려내는 포장되지 않은 여성의 삶은 솔직하고, 그것만으로도 전례가 없었던 서사를 만들어낸다.
16화 ‘딸의 온도’에서 늦은 시각에 골목에서 추행을 당한 주인공은 말한다. “저는 그 골목에서 뭔가를 단단히 배운 느낌이었지만, 그 새끼들은 정말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겠죠. 그렇게 자정을 넘긴 딸들만이 서울을 알아갑니다.” 골목길에서 뒷사람의 발소리에 촉각을 곤두세운 기억이 있는 여성이라면, 호신용품을 고민해본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다. 일찍일찍 다녀라, 거봐라, 옷 잘 입고 다녀라, 남자들이 원래 그렇다, 등의 걱정이 안전이란 이름으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행동을 제약하는 철창이 될 때, 주인공은 분명히 이야기한다. “전 앞으로도 저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그게 제가 세상의 악의를 감당하며 살겠단 말은 아닙니다”라고.
견딜 만큼은
불행해도 괜찮은 걸까?
서울에서 스스로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노동을 해야 하고, 한국의 업무환경은 삶의 질을 고려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나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