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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조선, 민국 600년
저자 남정욱, 장원재
출판사 북앤피플
출판일 2024-03-20
정가 17,500원
ISBN 978899787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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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불멸의 왕국]

키워드 하나. 왕조 세우기
키워드 둘. 세종
키워드 셋. 전란시대 1, 2
키워드 넷. 당쟁
키워드 다섯. 송시열
키워드 여섯. 구한말 조선의 실력

[2부 기적의 나라]

키워드 일곱. 대한민국 건국
키워드 여덟. 전란시대 3
키워드 워드 아홉. 경제개발-The Greast Story Ever Told
키워드 열. 무인정권 시대(武人政權時代
키워드 열하나. 또 다른 조선, 북한
키워드 열둘. 스포츠 코리아

에필로그

참고도서
1392년 성리학 기반으로 출범한 조선은 정신승리로 500년을 버티다 망했고
무인 정권 30년 반짝 빛을 발하다 1992년 다시 조선으로 돌아갔다.
‘돌돌성’ 600년의 역사를 12개의 키워드로 읽어보자.

조선은 참 구질구질하게 망했다. 뜬금없이 이름을 바꾸더니 외교권을 상실하고(1905년 군대를 해산한 끝에(1907년 마지막으로 사법권을 내주면서(1909년 지리멸렬한 최후를 맞았다. 차례로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갔기에 공식적인 망국인 1910년 8월에 특별히 분개하는 조선인은 없었다. 열흘쯤 지나 황현이 아편을 들이붓고 자결했지만 아시다시피 이 분은 비분강개로 돌아가신 게 아니다. 벼슬을 하지 않아 사직을 위해 죽어야 할 의리는 없지만 그래도 명색이 사대부의 나라인데 망국의 날에 죽는 선비 하나 없으면 좀 민망하고 ‘쪽’ 팔리다는 이유로 ‘쿨’하게 가신 거다(그래서 이 분을 좋아한다.
그럼 오백 년 사대부의 나라 조선 선비들은 죄다 쓰레기였을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나라는 망했지만 이들에게는 철학과 명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성리학이다.
성리학은 송나라 주희가 조국이 야만인들에게 짓밟히는 현실을 ‘정신적’으로 이겨내기 위해 고안했다. 비록 힘은 약하나 도덕과 정통성은 자기들에게 있는 까닭에 이 또한 지나갈 것이며 저들은 필히 멸망할 것이라는 ‘정신승리’를 개발한 것이다. 이게 고려 말에 한반도에 들어왔다. 몽골에게 매 맞고 슬펐던 사대부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조선에서 성리학은 제대로 역할을 한다. 수십 년 간격으로 왜나라와 여진족에게 국토가 털렸지만 이 또한 하늘의 뜻이 아니며 언젠가는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는 극강의 정신력으로 이를 참아낸 것이다. 놀라운 것은 망국에도 불구하고 성리학은 살아남았고 지금도 우리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희한한 경구다(유사품으로는 ‘용서한다. 그러나 잊지 않겠다’가 있다. 그런데 정말 역사를 기억하기만 하면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