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적 시선으로 바라본 재난과 기억”
여기에 있었으나 돌아오지 못한 무수한 사람들
재난이 앗아간 이름들 앞에 노란 리본을 다는 마음으로
재난을 목격하면 우리는 곧 스스로에게 먼저 해명해야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왜 재난이 발생했는가?”, “왜, 비슷한 재난이, 다시 발생했는가?”라는, 고통스러워서 잊기 쉬운 질문을.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다.
‘참사’라고 불리며 우리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던 수많은 재난은 ‘대규모 인원이 한날한시에 혹은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사망’한 사건들이다. 문장 자체로 매우 끔찍한 이 재난 앞에서 우리는 너무나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외면한 자리에는 여전히 재난이 남긴 고통과 피해가, 재난의 원인과 재난이 반복되는 구조가 남아 있다.
특히 20세기부터 현재까지 벌어진 국가 폭력, 제노사이드, 산업 재해, 자연재해 그리고 그에 얽힌 복합적인 인재(人災와 같은 참사는 동시대의 십 대에게는 아주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십 대의 오늘과는 멀리 있기 때문이다. 마땅히 우리에게는 참사로부터 먼 곳에 있을 권리가 있다. 안전한 삶, 건강한 일상, 무탈한 생활……. 하지만 누구도 우리의 세계가 안전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땅했어야 할 일이 가장 마땅하지 않은 방식으로 우리의 믿음을 배신하는 장면을 몇 번이나 목격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참사로부터 진실로 얼마나 지나왔을까? 정말 지나온 것이 맞을까?
『왜 우리는 쉽게 잊고 비슷한 일은 반복될까요?』(이하 『왜 우리는』에서는 우리 사회에 일어났던 재난을 잠정 국면, 전조 국면, 사태 발생 국면으로 나누어 각각의 국면에서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이야기한다. 사회학자의 시선은 한국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의 재난을 두루 살펴 재난의 구조와 메커니즘을 드러낸다. 비슷하게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이며, 비슷하게 비이성적이고 불평등했던 세계의 모습을 또렷이 보여준다. 이를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