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인가? 사회적 강요인가?
우리 사회가 젠더, 인종,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한 도발적 질문
영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더글러스 머리의 신작 『군중의 광기』가 출간되었다. 유럽의 이민자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전작 『유럽의 죽음』에 이어, 이번에는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는 젠더, 인종, 정체성 운동의 이면을 낱낱이 분석한다. 그는 가장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뛰어들어 날카로운 통찰을 보이고 거침없이 주장을 펼쳐 나간다.
머리는 사람들이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질문들에 대해 너무 빨리 해법에 도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 신속하게 평등한 사회에 이르러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형국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어쩌면 격변하는 정세를 아랑곳하지 않은 채, 사회적 합의를 마치기도 전에 사회적 강요만이 난무하는 혼탁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때 개선과 평등을 달성하려는 본래의 목적은 결국 잊히기 마련이다. 민감한 문제들을 분별력 있게 바라보려는 시도를 배척하고 무조건적인 수용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군중은 결국 광기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지배적인 견해에 맞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심층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이 책이 바로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반기를 거부하는 분위기에서
거대한 혼란과 모순에 직면한 사람들
전 세계 곳곳에서 평평한 경기장을 만든다는 미명 아래 수많은 희생이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불평등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젠더, 인종,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들은 급진적으로 바뀌는 데 만족하느라 정작 중대한 내용은 외면되고 있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하여 『군중의 광기』에서는 거대한 혼란과 모순으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 실제 사례와 통계, 연구 자료 등을 기반으로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저자가 보기에, 우리 주변에는 계속해서 의아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중 하나는, 한 집단은 또 다른 집단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가 맞닥뜨린 갈등을 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