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버추얼 히스토리》를 내며
들어가는 글 - 가상 역사: 과거의 ‘카오스적’ 이론 _니얼 퍼거슨
1. 크롬웰이 없는 영국: 찰스 1세가 내전을 겪지 않았다면 어떠했을까? _존 애덤슨
2. 영국령 아메리카: 만약 미국이 독립하지 않았더라면? _ J. C. D. 클라크
3. 영국령 아일랜드: 자치가 1912년에 실행되었다면? _앨빈 잭슨
4. 카이저의 유럽 연합: 영국이 1914년 8월에 팔짱을 끼고 있었다면? _니얼 퍼거슨
5. 히틀러의 영국: 독일이 1940년 5월 영국을 침공했다면 어찌 되었을까? _앤드루 로버츠
6. 나치 유럽: 나치 독일이 소련을 무너뜨렸다면? _마이클 벌리
7. 스탈린의 전쟁 혹은 평화: 만약 냉전을 피할 수 있었다면? _조너선 해슬럼
8. 카멜롯, 계속 이어지다: 존 F. 케네디가 살았더라면? _다이앤 쿤즈
9. 고르바초프 없는 1989년: 공산주의가 붕괴하지 않았다면? _마크 아몬드
나오는 글 - 가상의 역사, 1646~1996년 _니얼 퍼거슨
감사의 말
공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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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소련을 무너뜨렸다면 독일은 승전국이 되었을까?
케네디 암살이 실패했다면 베트남전쟁은 일찍 끝났을까?
닫힌 과거에서 열린 결말을 상상하는 흥미로운 가상의 역사
지나간 시간을 다르게 상상하는 일은 흔히 쓸모없는 일로 여겨진다. 역사가에게는 더욱 그렇다. 근대 역사학의 문을 연 랑케가 ‘있는 그대로의 과거’를 강조한 이래로 반사실주의에 대한 경계는 역사가의 기본 소양이었다. ‘만약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같은 호기심이 주로 픽션의 영역에서 소비되어온 이유다. ‘반사실적 역사’에 대한 역사학의 이러한 외면은 역사학이 독자적인 학문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지만, 한편으로 역사가 결과론적 해석이라는 인상을 심어준 것도 사실이다. 저명한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을 필두로 한 8명의 역사가들은 이 책에서 그간 역사학이 외면해온 ‘가정’의 영역을 정면으로 포섭한다. 당시 인물들의 발언, 캐릭터, 개별 에피소드, 당시 사회상, 조직을 지배하던 분위기 등과 관련된 사료들을 세밀하게 종합해 가상 역사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이 책에 따르면 찰스 1세의 처형과 올리버 크롬웰의 집권으로 이어진 영국의 내전에는 왕의 선택에 따라 아예 내전이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 내전이 일어나도 왕이 승리했을 가능성 등 길목마다 수많은 다른 가능성이 있었다. 18세기 미국의 독립혁명은 오늘날 미국의 ‘명백한 운명’처럼 받아들여지지만, 만약 미국이 독립하지 못하고 ‘영국령 아메리카’로 남았다면 프랑스혁명과 노예제 폐지 등의 굵직한 역사적 전환점들이 지금 우리가 아는 그대로일까? 당시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혁명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필연적이지 않았다. 한편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 당시 영국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면 이후 유럽에 퍼진 파시즘,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충격이 같은 강도로 진행되었을지, 특히 독일의 빌헬름 2세가 승리했다면 이후 히틀러가 등장할 수 있었을지와 같은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20세기의 결정적 순간들을 재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