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부 기술
1장 디지털 불로초를 찾아서(신상규
2장 초지능에게 인간적 가치를 가르쳐야 할까?(이상욱
3장 메타버스, 다른 세상에 대한 꿈?(김재희
2부 인간
4장 인공지능에게 어떤 예술을 기대할 수 있을까?(정혜윤
5장 혼성되고 디자인되는 포스트휴먼 신체(전혜숙
6장 인간 향상은 구원으로 인도하는가?(이상헌
3부 세계
7장 생태 위기에 맞서 다른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가?(김애령
8장 포스트코로나, 동물과 공존하는 삶은 가능할까?(송은주
전작이 출간되고 약 4년이 흐르는 동안 우리의 삶은 코로나19로 빚어진 전 지구적 재앙, AI로 대변되는 첨단 과학기술의 폭발적인 발전, 날로 깊어지고 있는 기후 위기 등에 직면하면서 인류사의 중대 기로에 놓였다.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은 인간은 세계를 구성하는 다른 종류의 생명들과 상호 의존적 관계로 얽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했고, 챗GPT를 필두로 한 거대 생성형 인공지능의 출현은 우리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는 한편으로 돌이킬 수 없는 해악도 끼칠지 모른다는 깊은 두려움을 안겨 주었으며,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문제로 다가온 기후 위기는 인간중심주의 혹은 인간 예외주의에서 벗어나 지구 생명의 역사를 다시 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의 사유와 삶의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새로운 삶의 서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요청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대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렇듯 삶의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인 포스트휴머니즘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중에게 매우 생소했지만 이제는 제법 친숙하게 다가올 만큼 널리 확산되었다. 포스트휴머니즘은 현재 상태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동시에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인간의 모습을 상상함으로써 오늘날 인류가 처한 깊은 곤경에 대응하는 유효한 지적 도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무엇으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포스트휴머니즘적 사유도 여러 갈래로 전개된다.
가령 현재 인간의 한계를 생물학적 한계로 이해할 때, 포스트휴머니스트들은 트랜스휴머니즘의 관점을 취한다. 이들은 생명공학과 디지털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함에 따라 질병, 노화, 죽음 같은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낙관한다. 그러나 이들의 낙관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과학기술이 우리를 풍요롭게 하기도 하지만 우리 삶의 근본 조건을 크게 위협한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다른 한편 인간의 한계를 현재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지배적인 관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