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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절로 절로 저절로
저자 유병용
출판사 하얀나무
출판일 2024-05-09
정가 30,000원
ISBN 979119295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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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揭諦 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나는 태생적으로 불교와 인연이 깊다. 내 고향 법성포는 백제 제15대 침류왕 원년(384년에 인도 승려 마라난타 존자가 중국 동진에서 해로를 통해 당도하여 불교를 전파하였던 곳이다. 지금 그 자리에 백제불교최초도래지가 조성되어 있고 마라난타사가 자리하고 있다. 법성포의 백제시대 지명은 ‘아무포’로서 ‘아미타불’의 의미를 함축한 명칭이다. 그 후 ‘성인이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뜻을 명확히 하여 법성포(法聖浦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불교와 인연이 깊은 마을에서 태어났으니 내가 불교와 연을 맺은 게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또한 법성포 지근거리에는 천년 고찰 불갑사와 선운사가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선운사로 1박2일 다녀왔던 가을 소풍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공양간에서 마련해주었던 누룽지의 별미, 친구들과 선운사 주변의 감나무에서 감을 따 가방 가득히 담아왔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지금도 선운사 대웅전 앞 늙은 감나무를 보면 그때가 그립다.

“셋째야 교회 나가거라” 하셨던 어머님 유훈(遺訓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나는 절에 다닌다. ‘웅산’(雄山이라는 수계명을 갖고 마포 석불사 주지 경륜 스님의 유발 상좌다. 몇 해 전부터는 석불사 템플스테이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절과 맺은 인연으로 내 은퇴 후의 삶이 새롭고 보람차다. 아직 불심이 그렇게 깊은 것도 아니고 불교에 대한 이해가 많지도 않지만, 이런저런 일들로 참 많은 절을 다니며 저절로 사진을 찍었다. 감히 만나 뵐 수 없는 큰스님께서 내려 주시는 차를 마시며 귀한 말씀을 듣기도 했고, 속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스님들의 일상을 편하게 접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2017년 여름 석불사 은적당(隱寂堂 법운(法雲 큰스님의 입적(入寂부터 49재까지 모든 과정을 촬영하여 두꺼운 한 권의 책으로 남겨놓은 것은 두고두고 값진 기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삶의 주변에서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