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5
1부 창원 지역 민간인 학살―이래도 속고 저래도 속고 / 17
하늘도 무너지고 땅도 꺼지던 ‘그해 6월’ / 18
괭이바다―바다를 떠도는 영혼 / 76
봉인된 죽음의 산야 / 118
2부 함안 지역 민간인 학살―목 잘린 남편 / 151
3부 창녕 지역 민간인 학살―백지에 찍은 도장 / 159
4부 진주 지역 민간인 학살―아들과 함께 묶일 걸 / 185
5부 산청 지역 민간인 학살―학살의 대지에 비가 내리고 / 207
6부 의령 지역 민간인 학살―그 사람들 살려주었으면 어떻겠노 / 229
7부 사천 지역 민간인 학살―학살이 자행된 섬에는 뱀만이 들끓었다 / 269
8부 통영 지역 민간인 학살―억울하게 죽은 사람만 억울하지 / 277
9부 거제 지역 민간인 학살―통곡의 섬 거제도 / 299
부록―한국전쟁 전후 경남 지역 주요 민간인 학살지 및 매장지 / 312
경남 지역 민간인 학살의 진실
영화감독 구자환이, 자신이 만든 민간인 학살 다큐 영화에서 다 하지 못한 말을 책으로 펴냈다. 경남 지역에 한한 아쉬움은 있지만, 학살 피해자의 가족과 목격자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학살지를 발굴하고, 자료를 뒤적여 이루어낸 기록이다. 저자의 말대로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넘으면서 증언자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의 의미는 남다르다 할 것이다. 그동안 두려움과 상처 때문에 증언을 꺼리던 피해자 가족과 목격자의 말을 받아 적고 또 영상으로 찍으면서 저자 또한 힘든 여정을 지내왔다. 일단 집단 학살이 사람들에게 심어준 트라우마를 저자 또한 감당해야 했기에 그랬다. 마지막 영화를 찍으면 “민간인 학살 사건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는 말에서도 그것이 느껴진다.
저자가 다큐멘타리 영화를 찍으면서 확인한 학살 현장 및 증언은 어떤 시대가 오건, 또 아무리 시간이 지난다고 해도 지워져서는 안 되는 우리 역사의 기록이다. 아픈 기억은 지우고 좋은 기억은 살리는 것이 역사는 아니다. 역사는 그 모든 것을 힘들면 힘든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후대가 받아 안아서 미래에 넘겨 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구자환 감독의 이번 책은 역사를 대하는 귀감이 된다. 누구나 아픔은 망각하고 싶은 것이지만 아픔의 망각은 좋은 기억마저 왜곡하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역사는 편의에 따라 취사 선택된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은 우리 역사의 아픔 중에서도 아주 큰 아픔이다. 하지만 이 기억을 맞대면하는 용기가 많아질수록 아픔의 치유는 빨라지고 또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진주시 사봉면 대곡리 이혜기 할머니도 당시 스물한 살이던 남편을 잃었다. 남편은 좌익이 무엇인지 우익이 무엇인지 몰랐다. 동네 사람들이 한번 가 보자고 해서 갔던 길에 보도연맹에 가입했다. 그 일이 비극이 될 줄 몰랐다. 남편은 1950년 음력 6월 1일 동네 사람들과 회의하러 간다고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49쪽
이 책은 역사에 대한 일반론적인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