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후기
에스페란토 <제1서>와 <제2서>가 훈민정음의 “예의” 부분과 “해례” 부분에 해당한다면 이 <에스페란토 규범>은 훈민정음의 “해례” 부분 중에서 특히 “용자례” 부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자멘호프는 자신이 창안한 국제보조어를 1887년 7월 26일 “에스페란토 박사”라는 필명 아래 <국제어>라는 이름의 책으로 발표한 이후 (그의 필명 “에스페란토”가 곧 이 국제어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음, 그것을 명실공히 그 이름답게 정착시키고 또한 더 갈고 다듬기 위해 1917년 그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부단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 처음의 노력이 <제2서>라는 이름으로 1888년 초에 발표되었고 (그럼으로써 앞서 발표한 책 <국제어>는 자연스럽게 <제1서>로 불리게 되었음, 이어 그는 그 두 권의 책 가운데 핵심 내용 (세 가지 : 기본 문법, 기본 단어장, 연습문 모음을 모으고 또 단어장을 좀 더 보충해서 <에스페란토 규범>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그리고 그것은 1905년 프랑스 “불로뉴 수르 메르”에서 개최된 제1차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서 정식으로 전세계 모든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이 믿고 참고할 수 있는 규범서로 채택되었다.
이 <에스페란토 규범>은 당시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채택되었다.
“에스페란토는 이제 아무도 개인적으로 좌지우지할 수 없습니다. 에스페란토 창안자의 의견이나 작품조차도 다른 모든 에스페란티스토의 의견이나 작품처럼 그저 개인적인 것일 뿐이지 절대 의무적인 것이 아닙니다. 에스페란토에 있어 오직 유일한 그리고 모든 에스페란티스토들에게 영원히 의무적인 것은 이 <에스페란토 규범>밖에 없습니다. 이 규범은 그 어느 누구도 변경시킬 수 없으며, 이 규범에서 밝힌 규칙이나 모범에서 벗어날 경우, 절대 그것을 “에스페란토의 저자가 그렇게 원하고 권고한다”라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이 규범에 나오는 자료들로 불충분한 모든 것은 에스페란티스토 각자가 스스로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다른 언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