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가 펼쳐내는 풍요로운 환상 동화의 세계
헤르만 헤세는 평생 소설을 비롯하여 시, 산문, 평론, 동화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방대한 양의 글을 썼다.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은 헤르만 헤세의 환상동화집 『메르헨(Die Marchen』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즐겨 읽을 만한 6편을 골라 엮은 책으로, 10세 때 여동생을 위해 쓴 첫 동화 「두 형제」부터 두 번째 아내에게 헌정한 동화 「픽토어의 변신」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변화해온 헤세의 세계관을 한 번에 접할 수 있다.
동화집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은 어린이가 읽을 수 있을 만큼 짧고 단순한 플롯의 이야기들이지만, 평생 헤세가 얘기해온 ‘자기 자신으로의 여정’이 응축되어 있다. 소설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가 아직 부담스러운 어린 독자들에게는 동화집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이 편안한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이며, 이미 헤세의 작품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이 위대한 작가가 품은 세계가 얼마나 넓고 풍요로운지 다시금 실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내 삶이 동화 그 자체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너무나 많다.”
자신의 삶마저 동화처럼 여겨진다고 고백했을 만큼 헤세는 자신의 내부와 외부 세계가 마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 세상의 변화와 나의 변화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 때로는 세상이 그 전조를 자신에게 알려주고 자신을 이끈다는 사고방식이다.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에는 이런 헤세의 마법적 세계관이 선명히 드러난다. 때때로 새, 나무, 혹은 인간의 모습으로 마법적 존재가 등장하여 소원을 이루어 주고 고난의 순간엔 나침반이 되어 준다. 주인공은 마법적 존재의 안내에 따라 비로소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헤세가 펼쳐내는 마법적 세계관 덕분에 동화는 괴로운 상황 속에서도 한결같이 따듯한 필치를 잃지 않는다.
삶을 살아가며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상실과 공허에도 헤세는 끝까지 사랑의 힘을 믿었으며 세상에 대한 경이를 찾아냈다. 자신의 진실을 찾는 여정을 멈추지 않았던 헤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