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내 이름이요?” 개미는 쑥스러워 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남들이 나를 몸이 크다고 해서 ‘빅’이라고 불러요.” 빅은 이레니아 개미왕국의 일개미 파이브팀의 팀장이었다. 빅은 온갖 세상을 돌아다니고 다양한 동물들을 만났지만 미소처럼 귀여운 햄스터는 처음이라고 했다. 부스러기를 흘려대는 미소의 장난기 때문에 파이브팀은 늘 실적이 좋았고, 여왕개미의 칭찬과 신임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그렇게 단골로 드나들다 보니 미소에게 어느덧 정이 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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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맞아. 그런데, 생각해 보자. 몇 년 전에도 그렇게 했다가 우리는 많은 곤충들을 잃었어. 곤충은 꽃들을 수분시키는 데 꼭 필요하잖아?” 핑크드레스를 입은 작은 아이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하긴, 그 해에는 이 숲의 열매가 많이 줄어들었지. 동물들이 허기진 채 어쩔 줄 몰랐어.” 파란 모자를 쓴 아이가 거들었다. “그렇다고 이 중요한 시기에 꽃과 이파리들이 다 갉혀버리는 걸 두고만 볼 수 없잖아?” “나도 알아. 애벌레들은 늘 말썽이라니까. 먹어대는 걸 보면 어마어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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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두 분은 아몬드 나무한테 정말 몹쓸 짓을 한 거예요. 꽃들을 다 떨어뜨리다니! 아몬드 나무에게 사과하세요!” “흥, 나무? 나무가 뭐 어째서? 나무들은 우리 같은 동물들을 위해서 있는 거야. 우리한테 둥치도 주고 그늘도 주고 가지도 주고 이파리, 그리고 열매도 주려고 말이야.”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는 나무한테 엄청난 빚을 지고 산다구요. 그런데 나무를 괴롭히는 건 옳지 못해요!” 미미의 이 말에 둘은 정말로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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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누구냐? 우리 여왕님은 어디에 계시지?” 용사의 기개를 잃지 않고 빅이 준엄하게 물었다. 가짜 여왕은 어깨를 으쓱하며 빅에게 한걸음 다가왔다. 여왕이 움직일 때 그 주위로 찬 기운이 쌩하고 돌았다. “호오! 너 참 귀엽게 생겼구나, 못 보던 아이인데 아직 이 왕국에 용사가 남아있나? 니들 여왕? 호호 그 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