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말
이 책은 대학과 로스쿨에서 법학이나 형법학을 처음 공부하는 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다. 로스쿨이 도입된 지 어느덧 15년이 지났고, 그 사이 대학의 법학 교육은 양과 질에서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법에 대한 이해는 법률가들의 전유물이 아니고 민주국가의 일반 시민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 되어야 하는데, 법학 교육이 갈수록 축소되는 상황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다 보니 로스쿨에서도 법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더 많다. 저자는 오랫동안 법과대학과 로스쿨에서 학생들과 수업하면서 법학과 형법을 처음 공부하는 학생들이 좀 더 쉽게 법학과 형법학에 입문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늘 했었다. 그러다가 최근의 변화된 환경에서 더 절실한 필요를 느끼고 평소 사용하던 강의노트를 보완해서 책의 형식으로 엮게 되었다. 책에는 수업시간에 얘기할 수 있는 정도의 범위에서 형법의 이해에 꼭 필요한 내용을 쉽고 간결하게 담으려고 노력하였다. 책의 제목을 ‘입문’이라고 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입문서이니만큼 이 책으로 형법학에 입문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머리말에 남겨두려 한다.
법적 사고 또는 ‘리걸 마인드’에 대하여
법과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 선생님들께서 ‘리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셨다. 그게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계속 공부도 하였다. 당시 선생님들은 ‘리걸 마인드’를 논리적 사고라고 하셨다. 그런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비로소 느끼는 ‘리걸 마인드’는 ‘구별하는 것’이었다. 법을 공부하면서 처음 접하는 개념들을 구별하는 것은 기본적인 것이고, 법과 판례를 해석할 때와 그것을 적용할 때 사안에 따라 그것이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법률가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법적 사고가 필요하고 유익한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이 ‘구별하는 사고’에 익숙할수록 더 건강한 민주국가와 법치국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과 사를 구별하는 것, 개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