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냄새가 나는 할아버지가 낯선 서준이,
할아버지가 집에 머무는 기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서준이는 농어구이를 좋아합니다. 할아버지가 농어를 보내주시면 서준이가 제일 맛있게 먹고는 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직접 농어를 가지고 집에 오셨지 뭐예요? 서준이는 기운이 쭉 빠지고 맙니다. 농어는 반갑지만, 할아버지는 반갑지 않았어요. 평생을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산 할아버지의 몸에는 씻어도 씻어도 사라지지 않는 생선 냄새가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서준이를 안으려던 할아버지 앞에서 서준이는 “욱!” 하고 헛구역질까지 하고 맙니다.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할아버지의 생선 냄새 때문에 서준이는 할아버지가 낯설게 느껴질 뿐입니다.
“야, 생선 장수!”
냄새 때문에 꼬일 대로 꼬여버린 서준이의 여덟 살 인생
서준이는 별명이 개코일 정도로 냄새에 예민합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냄새를 맡으며 핀잔을 주기 바쁘지요. 그런 서준이에게 큰 고난이 닥쳐옵니다. 글쎄, 할아버지가 생선 냄새를 풀풀 풍기며 학교에 찾아온 것이 아니겠어요? 서준이는 선생님과 친구들 앞에서 반갑게 자신을 부르는 할아버지를 보며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며 교실로 도망을 쳐 버렸어요. 그때부터 친구들은 서준이를 ‘생선 장수’라고 부르며 놀려대었지요. 특히 여재환은 시도 때도 없이 서준이를 놀려대었어요. 그런 여재환에게 서준이는 내기를 하자고 합니다. 며칠 뒤 운동회 때 하는 마라톤 대회에서 이긴다면 더 이상 할아버지를 놀리지 않기로 말이에요.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마라톤 연습,
제대로 달리는 방법을 배우며 깨달은 것
아빠와 마라톤 연습을 하려던 서준이에게 또 한 번의 고난이 찾아옵니다. 퇴근하고 집에 온 아빠의 다리에 붕대가 칭칭 감겨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서준이는 다친 아빠를 걱정하기보다, 여재환과의 내기를 먼저 걱정합니다. 울음을 터뜨리며 고민했지요. 아무리 고민하고 또 고민해도 함께 마라톤 대회에 나가 달려 줄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