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심심한 시간을 오도독오도독 깨물었어
작전명 1호 / 엄마 없는 날 / 어린 별 / 풀르풀르 / 살며시 쿵 쿵 쿵 쿵 / 꽃똥 /
꽃가루약 / 자반고등어 / 바지락 / 바다고둥 귀 / 이빨 내리는 날
2부 어이쿠야 깜박 졸다 바닷물 끓일 뻔
장대비 내리면 / 덥석 잡고 / 누나를 싣고 / 나 홀로 숲속에 / 벼들아 / 속이 타다 /
달콤한 방 / 바닷물이 보글보글 / 쌈 한 입 / 외할머니 / 해돋이
3부 빵 냄새 담은 가방 들고 둥둥
떠 있는 골목 / 여왕개미 즉위식 / 개구리 요가 자세 / 약심으로 산다 / 냉장고 /
전기 / 눈사람 / 풀내음 미용실 / 도토리의 숲 해설 / 물수제비 / 전쟁과 콩나무 /
쉬는 시간 커피 한 잔
4부 또-옥 쪼-옥 토-옥 톡 포도씨의 꿀꺽 인생
천왕성 알사탕 / 포도씨의 꿀꺽 인생 / 고양이 동생 / 선처럼 누워 / 파고든다 /
입맛 내기 / 키 재기 / 통했다 / 비 / 가을 속으로 살랑 / 눈 깜짝할 새
해설_유강희
| 10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써 온 시인의 첫 동시집
| 집요하게 파고든 일상의 순간들이 한 권의 동시집으로 영글다
『심심한 시간을 꿀꺽』은 진현정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네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진현정 시인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 줄까 고민하다가 어린이책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동시와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 강사로도 활동하면서 호기심 어린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재미에 푹 빠졌고, 그렇게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2009년에 걸쳐 아동문학 전문 월간지 『어린이와 문학』에 「포도씨의 꿀꺽 인생」(발표 당시 제목 「포도」 「바지락」 등 네 편의 동시가 4회 추천 완료되었다. 웬만한 신춘문예보다 어렵다는 『어린이와 문학』 신인작가로 등단한 이후에도 동시 모임 ‘또박또박’과 ‘동시랑’에서 활동하며 매일같이 동시를 써 왔다.
저는 제 삶을 비추는 거울로 동시를 쓰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 어떤 시간과 장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지내는 모든 순간이 저에게 발견이고 놀라움이고 가르침을 줍니다. _진현정
그에게 동시는 삶의 구체성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된다. 특별한 가상의 세계를 따로 만들지 않고 일상의 틈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또-옥, 쪼-옥, 톡 포도를 따 먹으며 쌓인 포도씨가 무너지는 순간(「포도씨의 꿀꺽 인생」, 날이 싸늘해져 빨래 건조대가 안방으로 파고드는 순간(「파고든다」들이 모여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한 권의 동시집이 된다.
겨울이 오면
뱀, 개구리
잠자러
땅속으로 파고들고
아파트 베란다
꽃과 선인장
거실로 파고든다
김장 김치 차곡차곡
냉장고 속으로 파고들고
호박고구마 상자에 담겨
구석으로 파고든다
곧
안방으로
빨래 건조대가 파고든다
_「파고든다」 전문
| 곰탕 한 그릇처럼 다정한 마음을 담아
| 구체적인 현실에 뿌리를 둔 동시
진현정 시인은 시적 대상을 자신 앞으로 바투 끌어당긴다. 때문에 그의 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