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사랑받는 딸이 되고 싶었다 007
2부 그 새벽, 주방에서 춤을 037
3부 살고 싶어 상처를 냈다 075
4부 여전히, 삶에 관한 이야기 119
추천의 글 154
작가의 말 160
58kg, 52kg, 48kg, 42kg……
얼마나 살을 빼야 사랑받을 수 있을까?
바쁘고 똑똑한 부모님에게 인정받으려면, 나랑 사귀는 걸 비밀로 하는 남자 친구의 마음을 돌리려면, TV 속 연예인처럼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면, 우선 살부터 빼야 하지 않을까? 그저 평범하게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 청소년기의 저자가 거식증으로 한 발 한 발 이끌리게 되었던 과정은 독자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우리 사회에서 외모 관리는 ‘자기 관리’의 일환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처럼 여겨지고, 몸은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판단하는 잣대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변의 시선과 반응을 중요하게 받아들이며 자아를 형성하는 청소년기에는 사회적으로 획일화된 기준이나 통념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 쉽다.
‘인정받고 싶어. 예뻐지면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예뻐지면 공부를 좀 못해도 괜찮을 거야……. 그러려면 살부터 빼야 하지 않을까?’ ―본문 30면
섭식장애를 둘러싼 사회적인 맥락과 동시에, 저자는 섭식장애가 자신의 개인적인 상처와 자존감과 어떻게 얽혀서 자라났는지를 세밀하게 복기한다. 가족과도, 친구와도 온전히 터놓고 나누지 못했던 일상의 압박과 아픔은 병으로 깊어져 몸과 마음을 서서히 무너뜨렸다. 그때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던 마음을 저자는 시간이 흐른 지금 아직 늦지 않았다는 듯 용기 내어 들여다본다. 외로이 분투하던 열네 살의 자신을 위해, 그리고 어딘가에서 그때의 자신처럼 아파하고 있을 또 다른 이들을 위해 찬찬히 말을 건넨다.
투병의 시간을 겪으며 돌아본 열네 살의 마음
다시 살게 하는 용기에 대하여
어느 날 찾아온 우울증과 거식증은 나를 찾는 과정이기도 했다. 늘 주변의 반응에 신경 쓰며 뭐든 잘하고 싶었던 나는 투병의 시간을 통해 이러한 욕구가 나를 위한 마음이 아님을 깨달았다. ―본문 141면
학교에서 받은 따돌림, 도망치듯 떠난 가출, 자살에 대한 생각, 힘든 현실을 잊기 위한 자해 등 섭식장애와 얽힌 청소년기 저자의 방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