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모, 네모, 동그라미의 좌충우돌 이야기
존 클라센과 맥 바넷은 단순한 형태의 모양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캐릭터로 형상화해 재치 있게 풀어내면서 깊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동그라미』에는 주인공 세모, 네모, 동그라미가 모두 등장해 저마다의 모양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각자의 성격을 뚜렷하게 보여 준다. 세 캐릭터의 특성은 사는 곳에서부터 드러난다. 세모는 세모 모양의 동굴에 살고, 네모는 네모난 돌들로 가득한 비밀 동굴에 산다. 그런데 동그라미는 폭포에 산다. 폭포 아래 둥둥 떠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고 있는 동그라미의 모습은 흡사 도를 닦는 수도승을 연상시킨다.
폭포 안쪽 어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동그라미」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처음엔 공포감을 조성한다. 존 클라센과 맥 바넷은 이 점을 잘 포착했다. 특히 어두운 색채의 활용과 여백의 활용에 능한 존 클라센의 일러스트가 빛을 발한다. 존 클라센은 어둠 속 눈동자만으로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연출했고, 수채 물감, 흑연, 디지털 기법을 섞어 동굴 속 묘사를 멋지게 완성했다. 독자들은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예측 불가의 공포 속에서 더 큰 상상력을 펼치며 작품 속에 몰입하게 된다.
동시에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동그라미를 통해 우리는 ‘어둠 속의 공포’도 전복시키는 ‘침착함’과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그래서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떠올리는 모양은 다르겠지만, 모두의 상상 속에서 어둠 속 이름 모를 눈동자의 주인공은 ‘나쁜 애가 아닌 좋은 애’로 그려질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은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동그라미』의 주된 이야기는 동그라미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폭포로 들어간 세모를 찾으러 갔다가 벌어진 에피소드지만, 그 이면에는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의 중요성이 담겨 있다. 세모가 동그라미와의 약속을 어기고 폭포 안으로 들어가자, 동그라미가 세모를 찾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