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고드름
/고드름 10 /개구리 12
/강아지풀 14 /아기 제비 15
/뜨개질 16 /모자 18
/검은등뻐꾸기와 매미 20 /시골길 22
/공부 24 /무지개 25
/할머니 26 /아기는 힘이 세다 27
/산타 할아버지 28
2부 봄피
/강자갈 32 /씨감자 34
/대나무 36 /벌과 파리 38
/따뜻한 색깔 40 /함박눈 42
/귤 44 /고추장아찌 45
/매미 울음 46 /수박 48
아기와 어른 49 봄피 50
3부 홀쭉해진 양파
/나비 54 /민들레 56
/갈 수 없는 고향 57 /소 58
/비누 60 /홀쭉해진 양파 62
/천당 64 /파 66
/고장 난 자동차, 라보 68 /하늘의 무게 70
/전철에서 72 /노크 74
4부 징검다리
/새 78 /폐지 줍는 사람과 노숙자 80
/달팽이 82 /달팽이2 84
/오래된 칫솔 86 /징검다리 87
/장미 88 /부스러짐 90 /토끼와 거북이 92
/말랑말랑한 말 94 /손바닥 96
해설| 황수대_한층 더 깊어진 시심과 사유의 힘 98
강자갈과 갯벌의 부드러운 말을 담은 동시집
만질만질하고 말랑말랑한 감촉의 동시들
곽해룡 시인의 『말랑말랑한 말』은 서로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라는 착한 마음이 담긴 동시집이다. 마치 어머니의 손과 같은 동시들이 마음의 상처를 감싸 주고 어루만져 준다.
시인은 모난 데 없이 만질만질한 강자갈을 보면서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고/ 뾰족뾰족 세웠던 날을/ 다 버렸다”(「강자갈」고 말한다. 평화롭고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서로가 “뾰족뾰족한 날”을 버려왔던 시간을 시인은 손으로 만져 보고 있다. 강자갈들과 시인이 평화롭고 즐겁기까지의 시간이다. 이렇듯 시인은 모두가 마음을 다치지 않고 서로 평화롭고 사이좋게 사는 것을 바란다. 그래서 시인의 눈에는 유독 상처가 잘 보이는지도 모른다.
말랑말랑한 갯벌을
폭폭 빠지며 걷다가
발자국 보며 되돌아오는데
내 발에 밟혔다가
몸 추스르는 게 한 마리
다친 곳 하나 없이 무사하다
발뒤꿈치처럼 딱딱한 친구의 말에
납작하게 눌렸다가도
내 마음 다시 추스를 수 있었던 건
말랑말랑한 친구들의 말들이
갯벌처럼 나를
감싸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말랑말랑한 말」 전문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도 “말랑말랑”하고, 말에 상처 입은 마음을 추스르게 해 준 것도 “말랑말랑”한 친구들의 말들이다. 부드럽고 탄성 있는 “말랑말랑”한 촉감이 충격을 흡수해 주기 때문이다. 갯벌에서는 발로 밟고 지나가도 게는 무사하다. 친구들의 위로의 말이 있으면 상처로부터 무사할 수 있다. 그러니 “딱딱한” 말의 공격 속에서 “말랑말랑한” 말의 위로는 얼마나 포근하고 소중한가. 화해와 포용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아기는 힘이 세다」에서 의사도 못 고치는 할머니 허리가 아기를 등에 업자 반듯하게 펴지는 것처럼, 시인은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것이 가진 강한 힘을 믿고 있는 듯하다.
귤은
손을 가진 인간이 세상에 올 것을
미리 알았을까
혼자 베어 먹지 말고
하나씩 떼어서 나눠 먹으라고
제 몸을 조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