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바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마을 앞에는 사철 맑은 시냇물이 흘렀습니다.
시냇물 속에는 갖가지 물고기들이 살았습니다.
손바닥만 한 붕어도 살았습니다. 팔뚝만 하게 생긴 커다란 잉어도 있었습니다. 천년을 살았다는 솥뚜껑만 한 자라도 있었습니다. 동아줄처럼 기다랗게 생긴 뱀장어도 살았습니다.
마을 뒤로는 첩첩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었습니다.
마을 뒷산에는 수수백년을 자란 아름드리나무들이 빼꼭 차 있었습니다. 일 년 열두 달 푸른빛을 뿜어내는 바늘잎 소나무들이었습니다.
바보들은 날마다 낚시질하며 지냈습니다. 바보들은 하루 한 마리 이상은 절대로 물고기를 잡는 법이 없었습니다. 워낙 물고기들이 크고 탐스럽다 보니 하루 한 마리만 가지고도 잔칫상처럼 식탁이 푸짐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해 여름이었습니다.
하루는 울긋불긋한 옷차림을 한 사나이 두 명이 바보들의 마을을 찾아왔습니다. 먼 도회지에서 등산을 왔다가 산속을 헤매던 중 바보들의 마을에 들르게 된 것이었습니다.
사나이들은 바보들의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서는 감탄을 했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경치에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어찌나 경치가 아름다웠던지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히야, 이처럼 아름다운 산동네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요? 저기 산머리에 걸린 저녁놀을 보십시오. 마치 꼭 별세계에 온 것만 같은 기분이지 뭡니까?”
멸치처럼 빼빼하게 생긴 사나이가 옆의 뚱보사나이를 보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주위는 마침 금빛 노을이 이글이글 타올라서는 마을을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러게 말이오. 나도 이렇게 아름다운 산마을을 보기는 난생처음이오.”
뚱보사나이도 황홀한 나머지 이렇게 감탄을 했습니다.
두 사나이가 마을을 내려다보며 넋을 잃고 있을 때였습니다. 바보들의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굴뚝에서 모락모락 저녁연기가 솟아올랐습니다.
두 사나이는 쪼르륵 시장기가 돌았습니다.
하루 종일 험한 산길을 헤매고 다녔던 터라 이만저만 배가 고픈 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