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우리 반에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쳇, 요즘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다고!
그런데 우리 반 문제아 정진우는
입만 열면 귀신 타령이다.
벽을 보고 서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가 하면,
걸핏하면 귀신이 보인다고 아이들을 겁줘서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들기 일쑤다.
외롭고 쓸쓸한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무섭고 찌릿한 진심 한 조각!
아이들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공포의 얼굴을 들여다보다!
아이들은 오싹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한다. 자극적이어서 정서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어른들의 우려는 귀신 이야기에 열광하는 아이들의 열정 앞에서 힘을 잃기 일쑤다. 사실 무서운 이야기 속에는 우리 사회가 감추고 있는 부조리나 인간 내면의 욕망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무한한 상상력이 합쳐져서 몸집을 부풀린 ‘공포’가 우리 앞에 떡하니 나타나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것을 직관적으로 느끼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무서운 이야기 속에는 어른들이 잘 모르는 그들 세계의 민낯과 무의식이 반영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반에 귀신이 있다》는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모범생 민수와 귀신을 본다는 소문에 휩싸인 외톨이 진우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공포와 욕망을 들여다본 동화이다. 부모가 계획한 미래를 위해 꼭두각시처럼 생활하는 민수와 입만 열면 귀신 타령을 하는 문제아 진우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성향을 갖고 있다. 민수는 반 분위기를 망치는 진우에게 반발감과 동질감을 동시에 느끼고, 그런 민수 앞에 진우가 자꾸만 불쑥불쑥 찾아오면서 오싹한 소동이 연이어 벌어진다. 이 작품은 두 아이의 이상하고 기묘한 일상을 통해 요즘 아이들이 직면한 무서운 현실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끔 해 준다.
또한 부모에게 억눌려 있던 아이가 자기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나름의 답을 찾아 용기를 내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이 과정에서 어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