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열며
제1부 발견
―발견ㆍ태화강ㆍ공룡발자국 화석ㆍ사연댐ㆍ기후 환경ㆍ만남ㆍ첫 번째 새김ㆍ바위 신앙ㆍ신석기시대ㆍ예술가ㆍ해석ㆍ숨은 그림ㆍ당위와 소망, 왜곡ㆍ바위 씻기
[詩] 역사|바위|바위그림|기도 바위
제2부 사냥
―두 번째 새김ㆍ풍경ㆍ신ㆍ주술ㆍ활ㆍ개ㆍ마을ㆍ길ㆍ교역ㆍ축제와 의례ㆍ손가락을 펼쳐 보이는 사람
[詩] 사냥|길들이기
제3부 바다
―세 번째 새김ㆍ소리 지르는 사람ㆍ배ㆍ고래가 된 소년ㆍ어미 고래와 새끼 고래ㆍ작살 맞은 고래ㆍ잠수하는 고래ㆍ세 마리 고래의 춤ㆍ귀신고래ㆍ들쇠고래와 참돌고래ㆍ범고래ㆍ미완성 고래ㆍ고래 나누기ㆍ밍크고래는 없다ㆍ고래 스트랜딩ㆍ바다사자와 북방물개ㆍ거대한 상어ㆍ거북ㆍ가마우지ㆍ작별, 바다를 떠나다
[詩] 바다|삶|생명의 고향|고래 잠
제4부 다시 뭍으로
―네 번째 새김ㆍ쪼아 새기고 갈기ㆍ가면인가, 얼굴인가?ㆍ호랑이ㆍ큰뿔사슴ㆍ멧돼지도 너구리도 아닌?ㆍ덫과 그물ㆍ겹친 그림들ㆍ망각ㆍ새김에서 그림으로ㆍ내일
[詩] 범|봄|망각
주ㆍ도판목록
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이야기가 탄생하는 곳
신성한 시간과 공간에서
이곳이 현대의 세상에 처음 알려진 건 1970년. 어느새 반세기가 훌쩍 지났다. 그러나 알다시피 반구대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긴 시간을 한참 더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장마철이면 암각화를 다시 물로 가두는 사연댐의 사연은 제법 최근 이야기고, 반구대 유역의 지형이 완성되던 때의 자연과 기후 환경이나 대곡천 바닥에 무수히 찍혀 있는 공룡 발자국들까지 언급하다보면 이야기의 시간은 어느덧 백악기 무렵에 닿는다. 무엇보다 반구대에 암각화를 새기던 옛사람들의 시절 또한 까마득해서 여전히 선사(先史의 영역이라 부르는 곳이다(신석기시대~청동기시대. 다양한 발굴의 결과로 이 시기에 대한 인간의 인식은 확장되었겠지만, 아직은 상상력까지도 넉넉하게 품어줄 수 있는 공간이다.
저자의 이야기가 풀려나오는 곳은 그래서 다가서기 어렵고 위험했으며, 쉽게 잊히기도 했지만, 언제고 다시 발견되어 우리를 맞을 수 있던 곳, 바로 반구대다. 저자는 이곳이야말로 옛사람들에게 신성한 공간이었을 거라며, 이렇게 운을 뗀다. “반구대 바위에 사람이 찾아오는 동안 이곳은 신성한 공간의 중심이었다. 물길로는 바깥 세계와 이어질 수 있지만, 깊은 산의 골짝 길로 다가서기에는 곳곳에 위험이 도사린 까닭에 가까이 가기 어려웠다. 물길로도 어렵게 닿았기에 사람들이 신과 만날 수 있다고 믿었던 반구대 암각화 바위. 잊혔다가도 다시 발견되고, 다시 찾을 수 있었던 신성한 바위에 찾는 이들이 신과 나눈 대화, 기도가 그림으로 남겨진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네 번의 새김, 여러 겹의 기억
그리고 스토리텔링
무엇보다 이 책은 암각화, 그 형상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들의 주인공인 반구대 바위 위 350여 개의 물상들은 새겨진 시기도 새긴 사람도 다르다. 새긴 사람의 생활 방식과 관념 세계도 같지 않다. 저자는 말한다. “반구대 암각화는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완성된 집단 창작품이다. 서로 다른 시각과 창작 방식이 교차하며 버무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