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첫 삽을 뜬 2011년,《닥터 프로스트》는 전문가의 세계를 진지하게 담은 첫 웹툰이었다. 공들인 취재에 바탕한 흥미로운 캐릭터와 이야기로 심리학을 풀어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일 테지만 시즌이 이어짐에 따라 모든 것이 진화하고 성과도 배가되었다.
천상원 교수는 ‘모든 상담자는 자신의 그림자를 직시하며 걷는 사람들’이라며 어린 백남봉에게 심리학을 공부해보라고 권유했고, 남봉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감정을 모르는 소년 남봉은 심리학 박사 프로스트로의 여정을 시작했다. 자신의 그림자를 보며 걷는 일은 광원을 등에 업을 때 가능하다. 프로스트에게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사람이야말로 빛이다. 프로스트는 감정이 없었지만, 타인들과 함께하며 감정을 되찾고, 자신의 그림자를 직시하며 걸을 수 있게 됐다.
《닥터 프로스트》는 이를 이야기하기 위해 10년간 형식과 톤을 바꿔가며, 또 인물을 성장시켜가며 차근차근 걸었다. 시즌4는 개인의 심리만이 아닌 사회 심리까지 겨냥하며 혐오 범죄를 정면으로 다룬다. 개별 시즌의 형식과 온도를 이만큼 달리하면서도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은 입체적인 캐릭터와 올곧은 메시지의 힘이다. 규모와 형식을 통틀어, 한국 웹툰 사상 가장 깊은 고민과 공부가 투여된 작품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재미있다.”
_조익상 만화평론가 「만화로 보는 세상 - 닥터 프로스트 : 자신의 그림자를 보며 걷는 일」 『주간경향 1513호』 & 2021 올해의합정만화상 특별언급 추천평 중에서
[12권 줄거리]
“당신은 더이상 교수가 아닙니다. 환자일 뿐입니다.”
천상원 교수의 죽음으로 인해 처음으로 ‘감정’이라는 것을 느낀 프로스트는 급작스러운 내면의 변화로 인해 세상과 단절하고 스스로 정신과 보호병동에 입원한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보호병동으로 부임한 닥터 페이터는 스스로 통제가 안 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괴로워하고 때로 스스로의 입장을 망각하며 행동하는 프로스트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