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인간을 정의하고 싶었네”
인간과 비인간의 차이를 들여다보는 시선
필립 K. 딕의 문학의 토대를 이루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인간성의 본질을 탐색하는 것이다. 그는 작품 속에 정체성의 혼란, 시뮬라크르, 전체주의에 대한 반감 등의 소재를 끌어들였다. 끊임없는 자기 의심뿐 아니라 세상을 향해 의문을 던지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그의 탐색은 이 책에도 잘 드러나 있다. 생물학적으로는 인간이지만 실제로는 안드로이드인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며, 인간성을 잃어가는 사회에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블레이드 러너〉로 영화화하는 과정을 담은 1981년의 인터뷰에서, 딕이 나치스를 연구했던 경험을 통해 소설의 원류를 발견했음을 알 수 있다.
“굶주린 어린아이들의 울음소리 탓에 우리는 밤잠을 설쳤다.” 난 여전히 그 문장을 기억하고 있고, 그건 내 작품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네. 우리 중에는 두 다리로 걷는 인간형 생물들이, 형태상으로는 인간과 똑같지만 실은 인간이 아닌 생물들이 존재해. 자기 일기에서 굶주린 어린아이들 탓에 잠을 못 잤다고 불평하는 건 인간이 아냐. 인간이라는 종 내부에는 일종의 분기分岐가, 이분법적인 괴리가 존재한다는 생각은 내가 1940년대에 그 일기를 읽었을 때 탄생했다네. 진정한 인간과, 단지 진정한 인간을 흉내 낼 뿐인 존재들 사이의 괴리 말일세.
―149쪽
1979년의 인터뷰에서도 필립 K. 딕은 20세기의 가장 큰 위협이 전체주의적 국가라고 이야기하며, 각자의 고유한 세계를 지켜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에게 세계란 그것이 실재한다는 사실보다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경험할 것인지로 설명된다. 이러한 ‘주관적 세계’에 대한 탐구는 한 인물의 세계가 그보다 더 강한 위치에 있는 다른 사람의 세계에 침식당하는 섬뜩하고 기괴한 상황에 대한 묘사를 이루어냈다. 이는 자신의 세계가 침식당하기 쉬운 상황에 놓인 약자들을 옹호하는 일로 이어졌으며, 그의 소설 속에서 매번 약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