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두려움의 대상, 하늘
옛날에는 하늘이 특별한 재능과 힘을 내려 주고,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는 왕도 하늘이 정해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늘이 준 힘을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되며, 하늘의 뜻을 거스르면 천벌을 받게 된다고도 믿었습니다. 그래서 홍수나 가뭄 같은 재해가 일어나면 왕이 부덕한 탓이라고들 수군거렸고, 하늘의 뜻을 읽을 수 있는 스님이나 무당들도 함부로 하늘의 비밀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천기누설을 하면 큰 화가 닥친다면서요.
우리 조상들이 상상해 낸 이야기에서도 하늘이 내린 재주를 가진 이들이 등장합니다. 집채만 한 바위를 번쩍 들고, 수백 리를 단숨에 달리고, 저 멀리에 있는 벌레도 총으로 맞히고, 모자 하나로 계절을 바꾸는 재간둥이 형제들이 그렇지요. 신통방통한 힘을 가진 네 형제는 힘을 함부로 쓰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곰과 사또를 혼내 주는 데 꾀와 힘을 쓰고,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고 외다리로 걷고, 계절을 멋대로 조종하지 않으려고 패랭이 모자를 늘 목에 걸고 다니지요. 반면 임금님은 스스로 내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네 형제를 괴롭히려고 들다가 오히려 된통 당하고 맙니다. 백성들을 잘 다스리라고 하늘이 내려 준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지 않고 백성들을 괴롭힌 벌을 받은 것입니다. 하늘의 뜻을 거슬러서 천벌을 받은 이의 이야기가 또 있는데, 선한 마음으로 베풀며 산 덕에 하늘이 내린 재해를 피할 기회를 얻었지만 규칙을 어기는 바람에 바위가 되어 버린 최 부잣집 며느리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존경하고 신성시하면서 복을 내려 주고 고난을 이겨 낼 힘을 달라고 기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하늘을 벌을 내리는 무서운 존재로 생각하고 두려워했습니다.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8. 재간둥이 네 형제』에서는 하늘의 두 가지 모습을 모두 살펴볼 수 있습니다.
8권 수록 민담
「재간둥이 네 형제」
각자 특별한 힘과 재능을 가진 재간둥이 의형제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집채만 한 바위도 번쩍 들 정도로 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