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 두근두근, 그 설렘과 떨림
운명이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
2 총, 꽃, 시
시는 변방의 언어다
3 그대를 듣는다
목소리가 사람이다
4 서른에서 마흔까지
인생은 오래 지속된다
5 하루 또 하루
일상과 일생
6 행복한 고독
강은 흐르고 산은 높다
7 거울아 거울아
지금, 다시 동주
8 서울 가는 길
물동이 호메 자루 나도 몰라 내던지고
9 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밥벌이와 시 쓰기
10 순한 마을에 별은 내리고
험한 세상에 시인이 되어
11 죽은 시인의 사회와 그 적敵들
시를 꿈꾸는 그대를 위해
수록 작품
1. 불통의 시대를 끝내는 시는 ‘소통의 언어’다
― 시와 삶을 잇는 정재찬의 목소리
긴 터널 속에 있는 듯한 날들이 오래였다. 우리 삶에 시는 없었다. 가난, 전쟁, 경쟁, 돈의 시대. 이런 시대에 시가 무슨 소용인가, 힘겨운 내 삶에 누가 관심이나 있을까. 서로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내 말만 쏟아내는 요즘, SNS ‘좋아요’ 클릭 속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깊은 소통이 오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쉽게 편을 가르고, 오해의 골은 깊어진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매우 개인적인 행위이나, 시를 함께 읽고 서로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그 사이의 침묵까지 귀를 기울일 때 나의 삶은, 당신의 삶은, 마침내 우리의 삶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그것이 이 시대에 우리가 살아가는 태도이자 방식이었으면 싶다. 저자는 나아가 시를 잊지 않되, 시에 빠져 세상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시를 통해 맑아진 우리 눈으로 다시 시와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 책을 덮고 나면 삶을 위로하는 나직한 목소리가 남을 것이다. 힘들어도, 빠듯해도, 울고 싶어도 그래도 함께 살아가 보지 않겠냐는.
시를 읽는 마음으로 타인의 목소리를 읽고, 시인의 마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읽는 것. 그리하여 서로의 목소리를 회복해 주는 것, 그것이 이 시대에 우리가 살아가는 태도이자 방식이었으면 싶다. 목소리가 살아야 사람이 산다. 목소리는 곧 그 사람이니까.
- <그대를 듣는다> 중에서
2. 시는 총을 이긴다
― 시가 우리를 듣고 우리가 시를 듣는다
꽃은 총에 맞서 이긴다. 촛불은 먼저 떠난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언어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믿고 싶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지 않을까. 터키 보드룸 해변 차가운 모래톱에 스러진 세 살배기 쿠르디, 피에 젖은 파리 테러의 희생자들, 꽃피지 못한 세월호의 아이들… 사람이 떠나간 자리에 사람은 남아서 꽃으로 촛불로 마음을 모은다. 야만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