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혁명의 역사 ― 아가트 노바크-르슈발리에
벗이여, 유년기에서 벗어나, 깨어나라!
1장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
2장 사물을 세심히 들여다보라
3장 그렇게 삶의 의지가 객관화된다
4장 세계라는 연극
5장 삶의 태도: 우리 존재에 대하여
6장 삶의 태도: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하여
[해제] 쇼펜하우어를 마주하는 우엘벡을 마주하며 - 이은지
미셸 우엘벡은 왜 쇼펜하우어를 직접 필사하고 번역했을까?
1980년대 초, 이십대 중반의 우엘벡은 이미 “보들레르와 도스토옙스키, 로트레아몽 백작, 베를렌, 거의 모든 낭만주의 작가는 물론, 과학소설까지 꽤 섭렵한 상태”였고, “성경과 파스칼의 『팡세』, 『도시』, 『마의 산』도 읽은 지 오래”였다. “직접 시를 몇 편 쓰기도” 했던 우엘벡은 더 이상 독서에 새로운 발견은 없으리라고 느낀 바로 그 시기에 파리 7구 시립 도서관에서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을 발견한다. 그리고 “갑자기 불과 몇 분 만에 모든 것이 균형을 잃고 흔들렸다.” “타격은 결정적이었”고, “모든 것이 바뀌어”버렸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만남의 충격에 대한 회고록이자 숭배자에 대한 비판적 독해, 그리고 씁쓸한 결별에 대한 기록이다.
『쇼펜하우어를 마주하며』는 쇼펜하우어 입문서로도, 우엘벡 입문서로도 흥미진진한 철학 에세이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니체, 프로이트, 비트겐슈타인 같은 철학자뿐만 아니라 허먼 멜빌, 조지프 콘래드, 레프 톨스토이, 호르헤 보르헤스, 사뮈엘 베케트, 에밀 시오랑 같은 문학가들에게도 영감을 제공했다. 그 목록의 끝자락에 이름을 올린 우엘벡은 2005년 『어느 섬의 가능성』을 탈고하고는 쇼펜하우어의 두 주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인생론』에서 30편에 달하는 글을 발췌하고 직접 번역하고 해설하는 작업에 몰두한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이러한 프로젝트에 착수하도록 했을까?
스물다섯에 만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책”
우엘벡에 따르면 쇼펜하우어가 세상을 떠난 1860년 이후는 지성의 관점에서 볼 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찮은 시대”일 뿐이다. “그 수준을 끌어올리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이 “불쾌한 세상”에서 그는 “주변을 둘러싼 사유가 좀 더 풍요롭다면, 더 훌륭한 소설을 쓸 수도 있으리란 걸 거의 확신”한다. 이 때문에 우엘벡은 쇼펜하우어의 『인생론』과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몇몇 부분을”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