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윤리와 시간
〈1987〉로 본 윤리적 완결의 시기|변방의 노인|하나의 사건이 지닌 의미는 언제 판단할 수 있을까|윤리적 판단과 시간의 문제|두 명의 무고한 죄수|윤리적 주제들이 갖는 시간성
2장. 시간에 대한 선호
어떤 시점에 있길 원하는가?|〈사랑의 블랙홀〉로 본 시점에 대한 선호|두 견해는 각각 다른 전제 위에 서 있는가?|삶의 궤적|행복이 바래거나 발하거나|TV 설치 기사의 역설|고통스러운 수술에 관한 사고 실험|미래에 대한 편향|과거에 대한 편향|과거의 일이 빛을 발하거나 빛이 바래거나|정리와 한 가지 화두
3장. 후회
윤리적 주제로서의 후회|후회할 것인가, 아니면 후회에 저항할 것인가?|후회의 필요성|후회에 관한 심리학|소런슨의 짓궂은 내기|후회의 합리성|후회의 구조|후회의 불가피성|후회로부터 배우기
4장. 사죄
죄가 처리되는 도덕적 과정|사죄의 딜레마|깨끗한 몸으로 빚 갚기|통시적 책임|사죄를 통해 과거 사건의 의미가 바뀔 수 있을까?|다시 사죄의 딜레마|남겨진 물음
5장. 집단 사죄
집단 후회라는 개념|집단 후회는 가능한가?|집단 후회의 근거|〈그린 북〉을 통해서 본 집단 사죄 문제|집단 사죄의 역설|비동일성 문제|진정한 집단 사죄는 불가능한가?
6장. 용서와 관용
용서와 관용의 딜레마|용서의 두 얼굴|용서할 수 없는 것|자기 용서를 통해서 본 용서의 힘
7장. 과거의 윤리적 의미
매몰 비용: 과거에 들인 비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미래를 위해서 견디는 오늘|과거 때문에 견디는 오늘|매몰 비용 오류, 정확히 정의하기|매몰 비용을 만회하는 법|미래 때문에 견디는 오늘은 내일의 어제다|매몰 비용을 고려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매몰 비용을 고려해서는 안 되는 경우들
8장. 회복 또는 구원
‘회복’의 애매성|‘구원’과 ‘회복’|구원이 바로 회복이다|〈쇼생크 탈출〉과 희생양 없는 속량|아들러가 주는 교훈
9장. 인생 그래프
스포츠와 인생|인생 그래프|윤리적 마디와 인생의 매듭|인생의
우리는 지나쳐 버린 과거의 잘못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지나친 지난날』은 지나쳐 버린 과거의 잘못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주목한다. 그중 하나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으면서 생겨나는 후회라는 감정이다. 우리는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을 두고 후회를 한다. ‘엎어진 물’이라는 속담이 말하듯, 왜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데도 과거의 일을 후회할까?
후회라는 감정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분석해 볼 가치가 있는 윤리적 주제들이 잇달아 드러난다. 후회스러운 행위에 대해서 깊이 후회하는 것은 때때로 그 일을 사죄하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왜 그런가? 사죄를 한다고 해서 과거에 저질러진 악행이 없어지는 것도 없는데 왜 우리는 사죄를 요구하는 것일까? 나아가 우리는 자신이 아니라 조상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그 후손들에게 사죄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른바 집단 사죄라는 개념이다. 사죄의 주체가 개인을 넘어서서 민족이나 국가와 같은 공동체일 수 있을까?
가해자의 사죄 이후에 기대되는 것은 용서이다. 가해자의 진정한 후회와 사죄를 두고 피해자가 하는 용서는 어떤 윤리적 힘을 갖는가? 한편, 이런 용서를 가능하게 하는 피해자의 태도를 관용이라고 한다. 하지만 관용적 태도를 갖는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상대방의 견해에 완전히 동조하는 것도 관용이 아니고, 상대방의 의견을 단순히 듣는 것도 관용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용서와 관용이 주는 딜레마는 용서와 관용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후회에서 사죄로, 그리고 용서에까지 이르면 지난날의 잘못이 윤리적으로 해소되어 가해자는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회복’되고 피해자는 고통으로부터 ‘구원’받는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여기에는 회복은 과거와 관련된 것이고 구원은 미래에 있을 일이라는 생각이 숨어 있다. 저자는 이런 생각이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회복과 구원은 한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이다.
삶과 죽음의 윤리학
‘회복, 사죄, 집단 사죄, 용서와 관용, 회복과 구원’이 주제들이 『지나친 지난날』의 주요 장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