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제1부 메를로-퐁티의 삶과 사유의 궤적
1. 청년시기 사랑과 우정
01 고등사범 시절 사르트르와의 우정
02 연인 라쿠엥과의 사랑
03 소소한 일상 속 관계들
04 현상학을 접하다
2. 2차 세계대전 발발과 반파시스트 투쟁기
01 전쟁, 새로운 사회와 혁명
02 《현대》지 창간과 《지각의 현상학》
03 희망의 이면, 진보적 폭력의 모습
04 진실 혹은 거짓, 퇴색되는 마르크스주의
3. 한국전쟁과 메를로-퐁티의 전향
01 한국전쟁의 의미
02 앙리 마르탱 사건과 〈공산주의자들과 평화〉
03 어느 마르크스주의자의 원고 그리고 사르트르와의 결별
04 생의 마지막 시기
제2부 현상학과 메를로-퐁티 철학의 형성
1. 후설 현상학과 메를로-퐁티
01 현상학의 과제
02 본질의 문제
03 지향성의 문제
04 환원의 문제
2. 같으면서도 다른 메를로-퐁티와 사르트르
01 현상학적 실존주의
02 관념론과 유물론에 대한 비판
03 의식, 자아 그리고 몸
04 자유와 참여의 문제
제3부 현상학 또는 현상학적 존재론
1. 몸과 지각, 《지각의 현상학》을 중심으로
01 우리에게 몸이란 과연 무엇인가?
02 이성지각과 몸지각
03 성적지각의 사례와 표현의 문제
2. 살, 《눈과 마음》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중심으로
01 몸에서 살로
02 살은 몸과 어떻게 다른가?
03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이면에 대하여
나가는 말
부록
메를로-퐁티 연보
메를로-퐁티 주요 저술
참고문헌
21세기, 왜 메를로-퐁티인가?
우리의 몸은 사물인가? 근대철학자라면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데카르트는 정신과 분리된 몸은 그저 자동기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몸에 대한 현대의 사고방식 또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현대의 몸도 사물과 마찬가지로 분해되고 분석되며, 교체되고 제거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겨진다. 팔을 다쳤다면 팔의 문제를 해결하면 되고, 시력에 이상이 생겼다면 눈의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기술은 인간을 기술적 인간으로 변형시키고,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를 철저히 분리하려고 한다. 이로써 인류에 등장한 인공지능 로봇은 새로운 공포로 다가오기도 한다. 데카르트가 과제로 남겨놓은 근대철학을 극복하는 데 열정을 쏟았던 메를로-퐁티가 살아있었다면, 이러한 사고를 인간중심주의적 사고의 발로라고 말할 것이다. 인간의 경계는 대체 무엇인가? 더구나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포스트휴먼 시대에 몸을 정신의 외부 대상으로 취급하는 사유만으로 지금 이 시대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21세기에 이른 오늘날,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현상학적 ‘고유의 몸’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 퐁티의 사유는 근대 휴머니즘 철학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포스트 휴머니즘이나 심리학, 인지과학과 인공지능과학 등의 과학계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특히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몸에 대한 주제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살아있는 몸과 세계를 다룬 퐁티의 철학은 21세기 인간이 기술과학이나 생태적인 환경과 맺는 관계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성찰을 줄 것이다.
공백으로 남겨진 메를로-퐁티의 전기적 삶을 조명하고 그의 삶과 철학을 아우른 친절한 입문서
이 책은 메를로-퐁티의 삶과 사상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개설서이다. 기존에 퐁티의 대표작이자 전기철학으로 대변되는 『지각의 현상학』에 관한 해설서는 몇 권 나왔지만, 그의 삶과 전·후기철학을 아우른 해설서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퐁티의 전기에 대해서는 공백으로 남겨두고 있어 그의 철학의 핵심을 놓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