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없는 그림책, 끝없는 이야기!
이 책은 글이 없지만, 2013년 네덜란드 “책깃털상(BOKENPLUIM: 매해 출간되는 네덜란드어로 된 우수 그림책 중 두 권을 선정해 주는 상” 수상작입니다. 그림책은 몇 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고 여겼지만, 요즘에는 차츰 독립적인 예술 매체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 그림책 중에서도 담고 있는 맥락이 분명해야만 완결성을 갖춘 구성이 가능한 것이 바로 이렇게 글 없는 그림책입니다.
벌목꾼이 나무다리를 자르는 그림을 통해 작가는 여행이 위험하다는 걸 우리에게 말하려고 했을까요? 아니면 다른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요? 상관없이 보이던 인디언들은 왜 떨어지는 남자를 그물로 받아 주고 나무다리를 고쳐 주었을까요? 바닷속 인어 공주와 문어는 왜 도시까지 와서 나무다리 남자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까요? 원주민들은 잡혀갔던 코끼리를 어떻게 구출해 내고, 암벽을 등반하던 남자는 도시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이 책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이야기와 상호연계성을 다 담으려면 지금도 큰, 이 책이 두 배는 커져야 가능할 겁니다. 그림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있느냐고 누군가가 물어오면 스토리텔러가 되어 하나하나 얘기해 주세요. 여러분이 작가인 듯, 이 책 속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고 (글도 없고말도 못하게 기막힌 이 여행이 얼마나 멋진지를 말입니다.
멋진 여행이었어!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삶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이런저런 계획과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특히 새해가 되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진학하는 청소년들. 그리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거나 이직을 하는 어른들까지 주변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불안함이 생기기 마련이겠지요. 그런데 그해 연말에는 어떤가요? 쭈뼛거리던 아이들은 어느덧 단짝 친구가 되고, 어색했던 봄날의 교정은 내년에도 한반이 되자며 아쉬움 담은 인사말들이 넘치며, 한 해를 함께 한 어른들도 어깨를 두르며 감사하고 격려하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