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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시저의 규칙 - 뚝딱뚝딱 우리책 9 (양장
저자 유준재
출판사 그림책공작소
출판일 2020-07-07
정가 13,000원
ISBN 979118682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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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운명체, 모두의 규칙

야생의 숲은 고요하고 평온해 보이지만 한 치의 동정심도 허락하지 않는 냉정한 곳이다. 거기에는 작은 새끼 새들도 목을 축이는 노루도 그리고 주위를 공포의 도가니로 만드는 악어도 함께 살고 있다. 이 모든 생명은 자연의 법칙 속에 살아간다. 때론 본능적이고 충동적으로 규칙을 어기기도 하고 새로 만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부단히 조화를 꾀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온갖 욕망이 가득한 우리가 악어 시저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모두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을까? 각자의 생각과 규칙이 있는 우리는 어떤 사회적 규칙으로 공생하고 있을까? 그 사회적 규칙과 법은 모두 온당하고 공정한가? 우리는 지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아마 쉽게 답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자연 앞에 우리는, 시저 앞에 동물들처럼 한낱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걸 잊지 말자! 영원히 살 것처럼 철저히 자기 규칙과 잇속만 내세우면 거기에 얽매여 삶이 경직될지 모른다. 중요한 건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시간이 흐르면 우리 모두의 계절도 달라지는 법이니까. 이쯤에서 마지막 장면을 눈여겨보자. 선명한 시저와 다채로운 나무, 조화로운 숲과 세상!

그림 속, 작가의 규칙

사회적 메시지, 임팩트 있는 이미지로 가득한 이 책 속에는 작가의 의도와 규칙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선, 로마 시대 권력자 시저에서 캐릭터 모티프를 얻은 작가는 그의 어두운 성장기처럼 악어 시저의 눈 밑에 어린 시절에 생긴 상처를 그렸다. 그 상처는 상황과 심리에 따라 색이 변하는데 마지막에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 보시라. 두 번째로 주목할 건 시저가 내뱉는 말들이다. 어떤 규칙이나 원칙을 저버릴 때 우리가 흔히 하는 변명 “어쩔 수 없어!”, 또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수동적으로 감내할 때 하는 “그때까지만이야!”, 그리고 “요따위로 배를 채울 순 없지.” 같은 권위의식과 허영, 무례가 똘똘 뭉친 말도 전혀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