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어느 날 갑자기 곰이 된다니 말도 안 돼! 어떤 아이들은 블레즈씨의 변신 소동을 즐겁게 볼 수도 있을 테지만 사람들, 특히 대부분의 어른들은 절대 이런 일은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곰으로 변하기 전에 블레즈씨는 누구보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게다가 하루하루 지날수록 곰으로 변하면서도, “내일이면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삶의 자세 또한 평범한 우리 모습과 결코 다르지 않다. 급기야 온몸이 곰처럼 변한 아침에도 지각을 걱정하며 헐렁한 옷을 입고 서둘러 집을 나서는 블레즈씨라니. 맙소사! 이쯤이면 왠지 익숙한 모습 아닌가?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삶을 살아간다. 곰으로 변하는 블레즈씨도 당연히 처음에는 놀랐지만 다행히도 그는 일상 속에서 항상, 내면의 자아를 끊임없이 갈망해 왔다. 마치 깊은 숲 속처럼 꾸민 욕실 인테리어, 온통 풀빛이 감도는 벽지와 이불 게다가 욕조 다리, 주방과 사무실에 있는 꿀단지까지… 그렇다! 블레즈씨는 도시가 아닌 숲을 동경했고, 회사원이 아닌 풀밭을 뒹구는 자유로운 곰(존재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는 어떤 존재일까? 지금 모습에 행복한가? 바쁜 일상에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회적 눈치를 보느라 정녕 내 안에 존재하는 자아를 장화 속에 감추고 있는 건 아닐런지. 블레즈씨처럼 우리는 분명 색과 맛과 향기 또는 휴대하는 소품이나 사소한 습관을 통해 내재된 자아를 드러내고 있을 것이다. 아직 알아채지 못했다면 조금 더 세심하게 마주해 보자.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인 나를! 그래야 예측 불가능한 이 삶에 어떤 일이 닥쳐도 어떤 나를 만나더라도 의연하게, 나아가 기꺼이 감당할 수 있을 테니. 결국 모든 게 괜찮아진 블레즈씨처럼!
편집자 한 마디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나도 블레즈씨처럼 또 다른 나를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만들면서 곰이 되어가는 형태적 변화와 상징적인 색의 변화를 눈여겨보고, 액자 인형 안경 등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암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