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야!
이 책의 앞 면지에는 62명의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장군이 명령을 내리고 떠나자, 군인 주위를 맴돌며 킁킁거리던 강아지 비비는 불만이 있는 듯 오줌을 눕니다. 군인에게 지팡이를 휘두르는 알비노 할아버지, 숨이 막혀 얼굴이 빨개지는 우주인 넬루,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교신을 해야 하는 외계인 마르셀리누, 도망가야 하는 탈옥수 살가두와 이시도루, 공사를 해야 하는 밥과 조지 등등 모두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앞 면지에서부터 등장하는 이유는 바로, 모두가 이 책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써 가는 주인공인 것처럼 말이지요. 오른쪽 면을 여러 장 비우고, 말풍선 안에 손 글씨를 넣은 디자인 구성 때문에, 이 책을 슬쩍 보면 이야기가 적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그림책에는 62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인물을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그들이 앞으로 가야 하는 이유,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 그리고 나중에 돌아와 화를 내는 장군에게 모든 주인공들이 어떻게 하는지도 꼭 확인해 보시고요.
우리가 함께 만드는 민주사회
이 그림책은 2015년 포르투갈 국립카툰대전에서 최고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받은 작품으로 철저한 기획과 과감한 장면 구성, 다양한 캐릭터만으로도 볼거리가 많은 그림책입니다. 심지어 마지막 면지에는 이제 갓 태어난 아기‘비바’까지 63명으로 끝이 나지요. 그 가운데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주인공들은 바로 시마옹과 크리스티아누 두 아이들입니다. 공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군인 눈치를 잠깐 보기는 하지만 이내 공을 가지러 앞으로 뛰어나갑니다. 군인 구아르다 역시 그때서야 불만 가득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서 지나가라고 하지요. 시마옹과 크리스티아누의 활약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장군이 돌아와서 자기 명령을 어긴 군인 구아르다에게 화를 내면서 잡아가려고 하자,“누구 맘대로!”라 외치고 제일 앞장서서 반발합니다. 이 아이들이 장군의 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