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 너머의 내 진짜 마음을 봐 주세요
이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 분명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대상이 있죠. ‘늑대’도 바로 그런 대상 중 하나일 거예요. 빨간 망토 소녀와 엄마를 잡아먹으려던 녀석도, 토실토실한 아기돼지 삼형제의 집도 한 방에 날려버리던 녀석도, 평화롭게 풀을 뜯는 양들을 호시탐탐 노리던 녀석도 모두 늑대였으니까요. 사람들이 떠올리는 늑대의 모습은 아주 나쁘거나, 혹은 아아아아아주 나쁜 늑대일 뿐이에요.
이 책의 주인공도 늑대예요. 날카카로운 이빨과 번득이는 눈, 뾰족하게 솟은 귀를 가진 늑대죠. 하지만 이 늑대는 동화 속 늑대들처럼 심술궂지도, 거센 입바람으로 집을 통째로 날려버리지도 않아요. 날카로운 이빨은 물레를 돌리며 털실을 고정할 때 쓰고, 번득이는 눈은 아름다운 세상의 색깔을 바라보는 데 쓰고, 크고 예쁜 귀는 멀리서도 도와달라는 목소리를 듣는 데 요긴하게 써요. 길에서도 언제나 먼저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는 건 늑대의 날카로운 이빨과 번득이는 눈, 커다란 귀뿐이에요. 어딜 가든, 어디서든, 아무리 자연스레 어울리려 해도 남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늑대는 진짜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사람들에게 겉모습 너머의 진짜 마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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