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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너라면 가만있겠니? - 시 읽는 어린이 58
저자 우남희
출판사 청개구리
출판일 2014-10-31
정가 12,500원
ISBN 978899733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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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 흔들리는 마음
봄의 길목에서 / 떡잎 / 나비와 꽃 / 봄 / 새가 하는 말 / 두 마음 / 흔들리는 마음
우리 모두 / 빈터 / 징검다리 / 우리 할머니 / 학교 가는 길 / 보름달 / 모란꽃 피다

제2부 : 너라면 가만있겠니?
별들의 전쟁 / 너라면 가만있겠니? / 다리 / 비상 연락 / 파도 / 섬 / 수평선 / 바람개비
닮았다 / 피시식 / 담쟁이?1 / 소 / 맞춤형 / 연못에서 / 뻐꾸기시계

제3부 : 너라면 신나겠니?
가을바람 / 새 한 마리 / 담쟁이 물들다 / 담쟁이?2 / 지지대 / 단풍 / 귀뚜라미 / 씨름
그림자 / 유가사 은행나무 / 너라면 신나겠니? / 자릴 비운 사이 / 잠자리 / 언제쯤일까?

제4부 : 바람, 너였구나
바람, 너였구나 / 눈길 위에서 / 단추 / 틈 하나 / 중력 / 씨앗 속에는 / 도깨비바늘
잠시를 못 참고 / 고자질 / 어디 있니? / 포인트 / 초승달?1 / 초승달?2 / 초승달?3
동아리 / 급할 때는
사물에 대한 직관을 통해 삶의 본질을 보여 주는 동시집

『문학저널』과 『오늘의동시문학』으로 등단한 우남희 시인의 첫 동시집 『너라면 가만있겠니?』가 청개구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우남희 시인의 동시는 대부분 짧은 시행 속에서 사물에 대한 직관을 보여 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박방희 시인은 이러한 우남희 시인의 시 쓰기를 “어떤 사물이나 대상에서 순간적으로 시를 찾아내는 솜씨는 놀랍기도 하고 빼어나기도 하여 가히 ‘찰나의 미학’이라 할 만하다”면서 “툭 던지는 한마디는 단번에 대상의 본질을 꿰뚫는다”고 평가했다. 아래의 작품도 몇 글자 안 되는 짧은 시행 안에 높은 수준의 삶의 직관과 미의식을 담아낸 좋은 시다.

매일/호미 갖고/산밭 매러 가는 할머니//
허리,/호미처럼 굽었다.
―「닮았다」 전문

이 시에는 매일 산밭 매러 가는 할머니가 나온다. 할머니는 호미 하나 들고 쭈그리고 앉아 부지런히 일을 한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꼿꼿했던 할머니의 허리는 연장인 호미의 모양새를 닮아 굽어 있다. 몸 사리지 않고 땀 흘려 일해 온 할머니와, 할머니의 주름진 손에 늘 쥐어 있는 호미의 이미지가 겹치면서 독자들은 짧은 시행에서 보여지는 단순한 이미지 이상의 것을 보고 느끼게 된다. 고되지만 천천히 묵묵하게 ‘삶’이라는 밭을 매일매일 매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봄’은 동시에서 자주 애용되는 시적 소재이다. 얼었던 땅이 녹고 그 위에 새싹이 돋아나 생명이 만발하는 봄은 인간의 생으로 보았을 때 아동과 똑 닮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꽁꽁 얼었던 시냇물이 녹고, 나비와 새싹과 꽃, 겨울잠에서 깨어난 동물들이 간만에 다시 만나니 봄은 늘 소란스럽고 활기차다. 늘 모이면 왁자지껄한 아이들처럼 말이다. 이러한 봄의 풍경을 우남희 시인도 동시에 담았다.

까만 씨앗 하나//
그 속에/벌과 나비 불러올//
초대장이 들어 있다.
―「씨앗 속에는」 전문

빈 가지였을 땐/맘대로 들락거렸는데//
새순이 태어나니/다칠까 봐/조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