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글: 다산은 《소학》으로 몸가짐을 정돈했다
입교立敎 위학일익爲學日益 배움이란 매일 채워도 끝이 없다
공부의 마지막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나 또한 누군가의 스승이 된다
음악은 아이에게 들려주는 미래다
좋은 생각과 좋은 행동 사이만큼 먼 것이 없다
악마가 물들이기 전에 서둘러 나아가라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모두 나의 스승이다
사람이 되고자 공부하지 말고 먼저 사람이 되어라
예술은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은 지식이 아닌 태도로 증명된다
명륜明倫 자승자강自勝者强 예의란 타인이 아닌 스스로를 이겨내는 자세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책상부터 정리하라
가장 가까운 사이부터 진심을 다하라
용기란 삶의 비겁함마저 안아주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보다 무겁고 무섭다
사람은 자신을 존중하는 이에게 목숨마저 바친다
설득은 자기 자신부터 설득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사람은 누구나 매일 인생의 시험을 치른다
친구란 같은 위치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존재다
말이란 지나온 발자국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좋은 친구를 얻는 방법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다
좋은 약은 거듭할수록 약효가 바래진다
친구는 희귀하고 변치 않는 우정은 더욱 희귀하다
익숙한 사이일수록 예의가 필요하다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야 어른이 된다
경신敬身 독립불개獨立不改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단단한 몸가짐에서 나온다
굳이 가득 채우려고 애쓰지 마라
스스로를 공경해야 자신을 이겨낼 수 있다
몸을 단단히 하고 싶다면 말부터 단단히 단속하라
생각 없는 공부는 쓸모없고 공부 없는 생각은 위험하다
배움에 취한 자신에게 홀리지 말고 배움 자체에 취하라
과거에 얽매인 비난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비판을 하라
말은 뜻을 제대로 전달하면 족하다
인간은 뒤돌아볼 때마다 어른이 된다
짐승은 이빨을 드러내며 공부하는 사람을 비웃는다
남들만큼 살기 위해 스스로를 포기하지 말라
계고稽古 이대사소以大事小 강자는 머리를 숙여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 지금,
무엇으로 나를 다시 채울 것인가?
다산이 육십 년 공부를 비우고
처음부터 다시 채우고자 읽은 마지막 책, 『소학』
내가 멈췄을 때 돌아볼 수 있는 나의 바탕.
공부의 시작에서 접했지만 살아가며 잊어버렸던 어른다움.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 『소학』.
지금 밟고 있는 곳이 인생의 정점임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성취감보다는 불안감을 느낀다. 익숙해서 습관이 되어버린 일상들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인생의 하강곡선을 그릴 것 같아서다. ‘고인 물’이니 ‘라떼는 말이다’라는 유행어에는 이러한 정체감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다산의 마지막 습관』은 내가 굳어지고 텅 비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우울함으로 번질 때 펼쳐보고 기댈 수 있도록 마련한 오래된 조언이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와 『천년의 내공』의 저자 조윤제가 다산이 학문의 마지막에서 육십 년 내공을 비우고 새롭게 시작한 공부, 『소학』의 주요 구절 57가지를 가려 뽑아 오늘날의 감각에 맞게 풀었다.
다산이 처음 배운 어른의 기본,
그리고 정점에서 다시 찾은 책 『소학』
『소학小學』은 유학 입문자들을 위한 교재다. 주자의 제자 유자징이 여러 고전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법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자기 수양에 대한 구절들을 가려 뽑았다. 조선 서당에서는 『동몽선습』과 『명심보감』 다음으로 가르쳤다. 사서삼경에 들어가기 전에 입문 단계를 마무리 지으며 기초와 심화를 잇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할 수 있다.
다산 정약용 또한 『소학』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말년에 모든 공부를 비우고 『소학』과 『심경』만을 남겼다. 두 책은 사서삼경에서 좋은 구절을 선별한 결과이며, 사대부들의 필독서였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지향은 정반대다. 『심경』이 유학의 가장 높은 경지에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오한 구절들을 정리했다면 『소학』은 가장 낮은 곳에 뿌리를 내린 다음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양과 상대방을 대할 때의 몸가짐을 강조한다. 『심경』과 『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