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목적은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베이징의 과거 문화기억과 현실이 중국 당대의 문화텍스트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데 있다. 공간?도시에 대한 해석은 시선 주체의 정체성 그리고 시선 주체와 도시의 관계에 따라 다양할 수밖에 없다. 베이징과 교호하면서 더불어 호흡한 많은 작가들, 베이징을 온몸으로 산책하면서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술하는 이질적인 시선들. 이 작가들과 시선들을 훑는 작업은 곧 베이징의 다면성과 혼재성을 몸소 체험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장소 기억에서 내용이 시작된다. 지난 베이징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과 그리움에서 출발한 것임은 분명하지만, 그 의도는 베이징 공간의 성격 변화와 공간의 재구성 과정, 그리고 이 변화 과정을 농축하여 기억하고 있는 대중문화를 살펴봄으로써 베이징 자체를 깊이 이해하는 데 있다. 나아가 베이징의 도시화 과정을 추적하는 작업을 통해 세계화에 직면한 중국이 어떤 방향을 선택할지 읽어내는 데 있다. 베이징은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읽는 데 가장 훌륭한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베이징의 전통문화를 현재가 어떻게 재현하고 재구성하는지, 도시화 과정이 베이징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사회주의 수도에서 세계도시로 변모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펼치는지 등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