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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몸과 그늘의 미학
저자 이재복
출판사 비(도서출판b
출판일 2016-04-15
정가 24,000원
ISBN 9791187036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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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_ 7

Ⅰ 인간현상과 몸

1. 직립보행에서 피크노렙시까지 15
2. 속도와 몸의 정치학 32
3. 신인간현상으로서의 촛불 57
4. 바이러스와의 공생 혹은 상생 73
5. 아랫도리와 이미지의 매혹 89
6. 우리 시대의 문화 지형도 109

Ⅱ 산알과 우주 생명

1. 자연이란 무엇인가? 149
2. 생명 문화 정립을 위한 시론적 모색 170
3. 산알 소식에 접하여 몸을 말하다 196
4. 여성시와 생명 211
5. 새로운 문명의 도래와 감각의 생태학 234
6. 박경리의 「토지」에 나타난 숭고미 254

Ⅲ 상징과 문신

1. 상징본색 291
2. 발견과 깨달음의 시학 309
3. 이미지와 소리의 몸 324
4. 수련의 언어와 에로티시즘 338
5. 아름다운 허기, 닳아지는 살의 상상력 357

Ⅳ 지각의 방식과 예술의 형식

1. 놀이, 신명, 몸 377
2. 지각의 방식과 예술의 형식 407
3. 그늘로서의 굿의 형식과 한국 소설의 지평 431
4. 무자성의 논리와 선적 감각 457
5. 감각 덩어리와 지평으로서의 시 485
6. 씻김의 제의와 넋의 서사 506

인명 찾아보기 _ 525
용어 찾아보기 _ 529
제Ⅰ장 ‘인간현상과 몸’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피크노렙시, 속도, 촛불집회, 바이러스, 누드, 웹툰,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경우 그것의 현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이다. 디지털로 인해 속도의 개념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변화했고, 자발적인 참여와 질서의 창출로 인해 집단지성이 형성되기도 했으며, 대중의 향유와 소통의 방식이 익명화되고 또 전 지구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에 기반을 둔 사회 문화의 변모는 곧 인간 조건의 변모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것은 곧 인류 문명사의 대전환을 예고한다. 인간의 몸이 점점 사이보그화되어 간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하나의 징후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몸의 온전한 사이보그화는 생식 기능의 포기를 말한다. 하지만 생식 기능을 하지 않는 인간을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 인간이 호흡, 임신, 출산, 배설 등이 없이 실리콘 생명체와 같은 형태로 존재한다면 지금과 같은 형태의 인간과 역사는 단절되거나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런 사이보그의 출현은 그 가능성의 여부를 떠나서 자연이나 생명으로서의 현 인류의 존재성을 제대로 해명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그것을 어둠의 기억 속으로 추방한다는 점에서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것임에 틀림없다. 인간의 몸이 지니는 생식성과 생명성은 아직 해명되지 않은 그늘의 영역을 은폐하고 있는 현 인류의 존재 조건이며, 그 심층에는 ‘산알’과 같은 내적 응축으로서의 생명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보면 제Ⅱ장 ‘산알과 우주 생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인간의 몸은 우리가 해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영적, 우주적 기능이 충만한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몸 안에 있는 표층경락이나 심층경락은 단순한 물질적인 세포 덩어리가 아니라 그 안에 ‘넋’이나 ‘얼’ 등 정신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 존재인 것이다. 이것은 에코와 디지털이 통합된 인간의 몸이 복잡한 생성과 진화의 단계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몸의 복잡성은 다양한 이미지와 상징의 생산으로 이어진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언어로 세계를 표